"북한, ICBM 발사 준비 움직임…주한미군 전술핵 배치 검토"
북한이 9월9일 북한 정권 수립일 또는 10월10일 노동당 창건일을 전후해 추가 핵실험을 하거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국방부는 4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북한의 ICBM급 미사일 발사 관련 준비활동이 지속적으로 식별되고 있다”고 보고했다. 국가정보원도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새로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시험 발사하거나 ICBM을 정상 각도로 북태평양 상공에 발사하는 추가 도발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밝혔다고 이철우 정보위원장과 정보위 여야 간사가 전했다.

국정원은 추가 핵실험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국정원은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1번 갱도는 당분간 핵실험에 따른 정비활동을 할 것으로 보이지만 추가 핵실험 갱도가 있어 관련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며 “1번 갱도는 1차 실험 후 폐쇄했고 2번 갱도는 2~6차 실험을 했으며 3·4번 갱도가 준비돼 있어 언제든지 핵실험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9월9일 정권 수립일, 10월10일 당 창건일을 내세워 긴장 정세를 조성하고 체제 결속을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북한의 6차 핵실험과 관련해선 “북한이 수소폭탄이라고 발표했지만 수소폭탄과 원자폭탄, 증폭핵분열탄의 가능성을 다 염두에 두고 검증하고 있으며 실험 성공 여부도 미국과 같이 검증 중”이라고 보고했다. 핵실험 의도에 대해선 “기술적인 측면에서 (ICBM을) 발사한 데 이어 핵보유국 지위를 확보하기 위한 핵 능력 고도화의 일환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경량화 능력을 진전시켜 ICBM에 장착할 수 있는 수준까지 간 것으로 추정했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사진)은 ‘북한이 6차 핵실험을 통해 500㎏ 이하로 소형화·경량화 능력을 갖췄다고 봐도 되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추정한다”며 “오늘 아침 확인했는데 그 정도 크기면 (핵탄두가) ICBM에는 들어갈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답했다. 송 장관은 추가 도발 대응책에 대해선 “북한이 핵을 고도화하고 있기 때문에 판을 바꿔야 한다는 차원에서 다양한 방안이 있다”며 “(주한미군 전술핵 재배치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술핵 재배치를 검토함으로써 미국에 확장 억제 요구를 더 강하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송 장관은 또 김정은 등 북한 지도부에 대한 참수작전과 관련, “개념 정립 중인데 12월1일부로 부대를 창설해 전력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중 외교장관은 이날 북한의 제6차 핵실험과 관련해 전화 통화를 하고 대응 방안을 협의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통화해 북한의 6차 핵실험 관련 상황 평가와 대응 방향을 협의했다”고 전했다. 북한의 도발 국면에서 한·중 양국 간 소통이 신속히 이뤄진 것은 최근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로 인한 양국의 갈등 양상에 비춰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