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실링 미국 국방부 미사일방어국장이 4일 한국을 방문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5일 실링 국장을 접견할 예정”이라며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도 함께 정 실장을 예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단순한 예방으로 알고 있으며, 문재인 대통령을 직접 만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링 국장은 미 국방부 미사일방어국(MDA) 수장으로서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를 비롯한 미사일 방어체계를 책임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미 국방부가 최초로 실시한 장거리 탄도미사일(ICBM) 요격 훈련을 지휘한 바 있다. 청와대 측은 ‘단순한 예방’ 차원이라고 밝혔으나 실링 국장의 청와대 방문은 사드 반입 및 배치가 한·미 당국 간 합의에 의해 투명하게 이뤄졌음을 새 정부에 적극 설득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앞서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부 장관은 지난 3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 “한국 정부의 사드 관련 조치를 이해하고 신뢰한다”고 밝혔다고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전했다. 한 장관이 “한국 정부의 사드 조치는 전적으로 국내적 조치이며 기존 결정을 바꾸려거나 미국에 다른 메시지를 전하려는 것이 아니다”고 밝힌 데 대한 답변이었다.

아시아안보회의 주제발표자였던 매티스 장관은 한국 내 사드 논란을 의식한 듯 주제발표문 초안에 없던 “한국과 투명하게 협력하고 있다”는 문구를 넣었다. 주제발표 후 열린 간담회에서도 “사드 배치는 실질적인 북한 위협으로부터 한국을 방어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어 “북한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우리 모두에게 직접적이고 즉각적인 위협이자 전 세계에 대한 도전”이라고 규정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