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청의 부처 승격을 둘러싸고 산업통상자원부 미래창조과학부 중기청 등 세 곳이 치열한 물밑 다툼을 벌이고 있다.

주요 대선후보들이 일제히 중기청을 독립 부처로 승격시키겠다는 공약을 내놔 차기 정부에선 누가 집권하더라도 ‘중소기업부’가 신설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쪽에선 ‘조직 확대’를, 다른 쪽에선 ‘조직 사수’를 위해 각 대선캠프를 상대로 로비전을 불사하고 있다.

중기청을 외청으로 둔 산업부가 초비상이다. 중기부가 신설되면 산업정책 관련 국·과 가운데 상당한 조직과 기능, 인력이 떨어져나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중소기업 관련 기능을 떼내면 산업정책이 반쪽짜리로 전락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산업부 공무원들은 각 대선캠프 관계자들에게 “중기부 신설 시 무분별한 퍼주기 논란, ‘좀비기업’ 양산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논리를 설명하며 조직 지키기에 나섰다.

부처 해체론까지 나오는 미래부도 창조경제과학국 등이 중기부로 이관되는 것을 막기 위해 중기부 신설 반대 논리를 펴고 있다. 미래부 관계자는 “미래부가 맡은 중소기업 관련 기능은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에 기반한 벤처·중소기업 창업 지원”이라며 “미래부가 계속 맡는 게 타당하다”고 했다.

중기청은 조직 확대를 위해 뛰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도 측면지원에 나서 “이참에 KOTRA 한국무역보험공사 등 산업부 산하기관도 중기부 밑으로 옮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태훈/문혜정/박근태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