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안행·예결위원장 등 '알짜 상임위원장' 경쟁 치열
與, 8자리 놓고 20여명 각축…정진석 '정무적 직권결정' 가능성
野, 농해수·윤리위원장 '구인난'…유성엽 교문·장병완 산자 유력


여야 3당이 제20대 국회 전반기 상임위원장 배분에 합의함에 따라 각 당에 할당된 상임위원장 자리를 놓고 내부 경쟁이 치열하다.

상임위원장은 통상적으로 3선, 또는 상임위원장을 역임하지 못한 4선 의원이 전·후반기 2년씩 맡는 게 관례다.

집권 여당이지만 지난 4·13 총선 참패로 의석수가 급격히 줄어든 새누리당의 사정이 특히 복잡하다.

의석 감소에 따라 여당 몫 상임위원장은 10개에서 8개로 줄었지만 3선 의원은 21명에서 22명으로 오히려 증가했고, 상임위원장을 지내지 못한 4선 의원도 2명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1년씩 돌아가면서 맡아 '구직난' 해결에 도움이 됐던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더불어민주당에 넘기는 대신 핵심 상임위인 법제사법위원장을 가져오면서 자리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이에 따라 최대 관심사는 전반기 법사위원장 자리에 누가 앉느냐가 됐다.

법사위원장은 법안 처리 과정에서 법안이 본회의에 오르기 전 마지막 길목을 관장하는 만큼 청와대는 물론 원내지도부와의 긴밀한 소통이 필수적이다.

현재 당내 법률가 출신 3선으로서 권성동·여상규·홍일표 의원이 법사위원장 후보로 거론된다.

다만, 권 의원의 경우 혁신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서 당 사무총장을 한시적으로 맡고 있다는 게 변수다.

법사위 등 핵심 상임위의 경우 지망 의원들 사이에 합의가 도출되지 않으면 정진석 원내대표가 직권으로 '정무적 결정'을 내려 지명할 가능성도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는 9일 의원총회에서 "전문성과 지역 안배, 또 국회 운영 및 대선을 고려한 전략적 배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안전행정위원장도 새누리당 3선 의원들이 앞다퉈 적임자임을 내세우고 있다.

당내에선 유재중·이명수·이학재·조원진·황영철 의원이 자천타천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안행위와 함께 내년 대선 국면에서 '전략 상임위'로 꼽히는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장의 경우 4선의 신상진 의원과 3선의 김학용·조원진 의원이 거론된다.

새누리당이 '사수'에 성공한 기획재정위원장과 정무위원장은 각각 이종구·이혜훈 의원과 김성태·김용태·이진복 의원이 물망에 올라 있다는 게 중론이다.

국방위원장은 외교·통일·국방 분야에서 경험을 쌓은 김영우 의원을 먼저 꼽을 수 있으며, 일각에선 황영철 의원 이름도 나온다.

정보위원장은 이철우 의원이 유력하다는 관측이다.

야당의 경우 19대 국회에서 30명에 달하던 3선 의원이 20대 국회 들어 23명으로 줄었다.

이 가운데 비교섭단체인 정의당 소속 2명은 상임위원장을 맡을 가능성이 작다.

또 더민주에서 상임위원장을 맡지 못했던 4선 의원 4명(송영길·안민석·양승조·조정식) 가운데 송 의원은 위원장직을 고사하는 상황이다.

야당 몫 상임위원장은 8개에서 10개로 늘어 여당보다 자리다툼이 덜하다.

이번에 더민주로 넘어온 예결위원장의 경우 안민석·김현미·이춘석 의원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안 의원은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이 국민의당에 넘어가면서, 김 의원과 이 의원은 각각 여성 배려와 호남 배려 차원에서 후보로 거론된다는 해석이다.

환경노동위원장은 홍영표·인재근 의원이, 국토위원장은 안민석·조정식 의원이, 여성가족위원장은 인재근·전혜숙 의원이 각각 경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이 넘긴 외교통일위원장은 심재권 의원이, 보건복지위원장은 양승조 의원이 거론된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일반적으로 '알짜' 상임위지만, 더민주의 경우 도시지역 출신이 많아 농해수위원장을 맡겠다고 나선 3선 의원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전언이다.

비인기 상임위인 윤리위원장 역시 구인난을 겪고 있다.

3선 의원이 2명인 국민의당은 상임위원장직도 2개를 가져와 여유가 있다.

전반기 교문위원장은 유성엽 의원, 산업통상자원위원장은 장병완 의원이 유력하다.

상임위원장은 대체로 한 번만 하기 때문에 후반기에는 재선급 의원의 상임위원장 선출도 예상된다.

새누리당은 오는 10일부터 후보자 등록을 받고, 13일 오전 국회 개원식 직후 상임위원장 후보를 선출할 예정이다.

더민주는 우상호 원내대표가 이르면 10일 중 지역, 선수, 전문성, 연령 등을 고려해 상임위원장 후보를 낙점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이정현 기자 zhe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