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전남· 문재인 전북·박지원 광주서 표심탐색
경선룰 사실상 확정…일반국민·여론 25% 반영키로


새정치민주연합의 당권 레이스가 본격 시작되면서 정세균 박지원 문재인 의원 등 이른바 빅3 예비후보는 '호남 구애'에 공을 들였다.

전날 비대위원직에서 사퇴한 뒤 첫 방문지가 공교롭게도 모두 호남이다.

이들의 호남행은 당의 심장부 격인 호남의 지지를 얻어야 당권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 판단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호남 신당론'의 확산을 차단하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정세균 의원은 18일 전남 여수를 시작으로 고흥·보성·강진·해남을 잇따라 찾아 당원 간담회를 여는 등 1박2일 강행군을 펼친다.

호남에서 서울(종로)로 지역구를 옮긴 정 의원 측은 "한동안 못 가서 호남 민심 청취차 간 것"이라며 "이런저런 분을 만나 생각이 어떤지 들어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대위원직 사퇴로 전대 출마를 사실상 공식화한 문재인 의원도 이날 1박2일 일정으로 전북을 방문한다.

문 의원 측은 "어제 당 혁신안을 내놨는데 이에 대한 의견을 듣기 위해 당원이 제일 많은 전북을 찾는 것"이라고 설명했으나 사실상 전대 출마를 위한 사전 행보로 읽힌다.

일각에선 문 의원의 이날 호남행을 두고 최근 한길리서치의 당 대표 지지율 조사 결과 '친노' 세력에 거부감이 큰 호남에서 30.1%(RDD방식·95% 표본오차·±3.1%p신뢰수준)의 지지율을 얻으며 다른 유력주자들을 제친 것에서 자신감을 얻은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박지원 의원은 두 주자에 앞서 전날 이미 광주를 다녀왔다.

박 의원은 지역 기자 간담회에서 "집권은 호남만으로 승리할 수 없지만, 호남이 빠져도 역시 승리할 수 없다.

또 500만명의 호남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서울과 경상도 등 전국에 흩어져 있는 1천만 호남 향우"라고 말해 전국의 호남 민심 잡기에 나섰다.

이날은 서울·경기의 지역위원회를 돌며 여론 수렴에 나선다.

박 의원은 오는 22일께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다.

'빅3'가 이처럼 전대 행보에 나서자 이들의 불출마를 권유했던 의원들도 대책 마련에 나서는 등 논란이 확산할 조짐이다.

'빅3' 불출마론을 주장한 한 재선 의원은 "당의 변화나 혁신을 위해 파벌, 분파를 청산하는 길을 터줬으면 좋겠다는 뜻이었는데 이렇게 됐으니 일단 오늘 의원들끼리 모여서 어떻게 할지 논의할 것"이라며 "어떤 식으로든 의사표시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사이에선 성명을 내는 안도 거론되고 있다.

한편 전국대의원대회준비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어 막판 쟁점이었던 선거인단 구성비율을 대의원 45%, 권리당원 30%, 일반당원과 국민투표 25%(각 10%·15%)로 최종 확정했다.

지난해 5·4전대에서 대의원과 권리당원, 일반당원·국민 비율이 5:3:2였는데 대의원 비율을 5%포인트 줄이고 일반당원·국민 비율을 5%포인트 늘리는 선에서 절충점을 찾았다.

전준위 관계자는 "합의가 안 되면 5·4전대 비율대로 하자는 게 중론이었는데 친문(친노) 쪽에서 요구한 일반당원·국민 비율이 5%포인트 늘었으니 다른 그룹이 많이 양보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박경준 기자 s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