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원내수석부대표 접촉할 듯…교착상태 장기화 우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금주부터 정부조직 개편안 협상에 다시 나설 예정이지만 핵심 쟁점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해 난항이 예상된다.

현재 새누리당은 정보통신기술(ICT) 진흥 및 효율적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 방송통신위원회 방송기능의 미래창조과학부 이관을, 민주당은 여권의 방송장악을 우려하며 방통위 잔류를 각각 고집하고 있다.

민주당 박기춘 원내대표가 지난주 난국 타개를 위해 공영방송 사장 임명요건 강화, 언론청문회, MBC사장 사퇴 등 정부조직법 원안 처리를 위한 '3대 요건'을 깜짝 제시했다가 당 안팎의 거센 비판에 직면, 무위에 그치면서 협상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상태다.

새누리당 김기현, 민주당 우원식 원내수석부대표가 11일 물밑 접촉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새누리당은 SO(종합유선방송) 부문을 미래부로 넘겼을 때 방송장악 우려를 불식시킬 방안에, 민주당은 SO 부문을 방통위에 잔류시킬 경우 ICT 융합에 문제가 없도록 하는 방안에 각각 중점을 두고 있어 타협점을 찾기 힘들 것으로 관측된다.

여야 내부에선 이러다가 지금의 교착상태가 예상보다 더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 여야 지도부는 이날도 각자의 입장을 고수하며 상대의 대승적 결단을 압박했다.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과 박기춘 원내대표는 조건이 붙어 있지만 정부조직법의 원안 통과에 찬성하는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지금은 국정의 비상상황인 만큼 국가안위를 위한 민주당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대선 기간에 새 정치를 말씀했던 문재인, 안철수 후보와 같은 분들이 목소리를 내서 지금과 같은 정부 발목잡기를 종식하고 새로운 정치를 하는 새로운 국면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박기춘 원내대표는 비대위 회의에서 "국민의 인내에도 한계가 있고 더 이상 정부조직법 처리를 늦출 수 없다.

더 기다리면 여야 할 것 없이 정치가 공멸한다"면서 "ICT 진흥과 공정방송을 살리는 길을 강구해야 하며 이제 1%, 한 걸음만 내디디면 합의의 길이 열려 있다"고 밝혔다.

그는 "대통령과 여야가 국민 앞에 공동책임을 지고 나서야 한다"면서 "정권 출범 초기에 야당을 이겨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버려라. 오작교는 99% 이어졌고 이제 공정방송을 위한 대통령의 의지로 나머지 1%를 채워야 하는데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심인성 기자 sim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