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충북(13일)에서 잠시 주춤하던 노풍(盧風)이 전남(14일)에서 되살아났다. 앞으로도 노무현 후보의 순항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종합 득표누계에서 1,2위간 격차가 8% 이내인 데다 투표수도 아직 절반에 못미치고 있다. 게다가 노 후보에 대해 이 후보와 한나라당이 '좌파성향'을 문제삼으며 협공의 수위를 갈수록 높일 것으로 예상돼 향후 판세를 단정하기는 이르다. ◇충북·전남 경선의미와 전망=예상대로 충북에서는 연고지가 있는 이인제 후보가,전남에서는 노무현 후보가 각각 강세를 보였다. 이 후보는 대전 충남에 이어 충북에서도 1위를 기록,충청지역에서의 탄탄한 기반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득표율(61%)에선 70% 안팎이었던 대전과 충남에 비해 다소 떨어졌다. 노 후보는 광주 전북에 이어 전남까지 석권,호남지역에서의 탄탄한 지지도를 과시했다. 이로써 충청을 제외한 제주,강원,영남 등 대부분 지역에서 이 후보를 압도한 '노풍'이 대세론으로 굳어져가는 형국이다. 하지만 향후 판세에 여전히 변수는 남아있다. 경선일정으론 전체 16개 지역중 13개 지역을 소화했지만 선거인단 투표수(48.9%)는 아직 절반에도 못미친다. 승패는 2만9천명에 이르는 서울 경기 등 수도권 표심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날로 격화되는 이-노 후보간 이념 및 정책노선 공방이 경선의 복병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충북반응=개표결과가 발표되자 노 후보 지지자들은 목표치(30%)보다 높은 득표율(32.1%)에 만족하며 환호를 질렀다. 기자실에 들른 노 후보도 "(이 후보에게) 몰표가 나올까 우려했는데 결과에 만족한다"며 안도하는 표정을 지었다. 이에 비해 이 후보는 "충북은 원래 중용의 미덕이 있는 곳이어서 어느 한쪽으로 쏠리지 않는다"면서도 아쉬워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이용희 전 의원은 "투표율 90%에 지지율 90%를 해내야 겠다고 생각했는데 이 후보에게 면목이 없다"며 고개를 떨구었다. 이 후보는 그러나 "경기와 서울에 표(전체의 41.4%)가 많다"며 전의를 새롭게 다지기도 했다. 6.9%의 득표율에 그친 정동영 후보는 다른 때와 달리 기자실에 들르지 않고 김현종 공보특보를 통해 "노 코멘트"라고만 밝혀 두자릿수 득표율달성 실패에 대한 실망감을 나타냈다. 전남 순천=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