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단독 및 확대 정상회담과 공동 기자회견을 마친뒤 경의선 남측 종단역인 도라산역을 방문, 북한측이 대화에 호응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두 정상은 특히 비무장지대(DMZ) 철책선에서 불과 50m 떨어진 경의선 최북단 지점에서 브리핑을 받으며 분단현장을 확인하고 남북간 육로와 철로의 연결을 기원했다. 김 대통령은 이날 오후 전용열차인 '경복호'를 이용해 도라산역에 도착, 손학래(孫鶴來) 철도청장의 영접을 받으며 경의선 최북단지점으로 이동했고 이어 부시 대통령도 인근 미군부대 방문을 마치고 현장에 합류했다. 김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은 경의선 공사 종합상황실장인 이명훈 1사단 부사단장으로부터 지역 특성과 북한군 동향, 공사진척상황 등에 대한 브리핑을 받았다. 부시 대통령은 특히 경의선 플랫폼으로 이동, 역사 앞에 마련된 경의선 침목에 서명을 하면서 한반도의 평화를 기원했다. 김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은 이어 6분과 10분 가량 연설을 통해 북한이 대화에 호응해 나올 것을 촉구했다. 양국 정상의 도라산역 방문에는 정세현(丁世鉉) 통일, 최성홍(崔成泓) 외교, 김동신(金東信) 국방장관과 실향민을 포함, 수백명이 참석했으며 미국측에서는 콜린 파월 국무장관과 콘돌리자 라이스 안보보좌관 등이 자리를 함께 했다. 두 정상의 이날 도라산역 방문에는 전세계 언론사 기자들이 몰려 들어 세계의 눈이 도라산에 쏠리고 있음을 실감케 했다. 정부 관계자는 "도라산역은 한반도 분단의 상징적 장소이자 동시에 화해와 교류협력의 가능성을 말해주는 상징적인 장소"라면서 "남북을 새로 잇게될 경의선 철도침목에 부시 대통령이 서명한 것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강력히 원한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양국 정상의 도라산역 방문은 아직 이어지지 않은 철길과 육로의 정점에 양국정상이 함께 선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경기도 파주시 군내면의 민통선 이북지역에 위치한 도라산역은 평소에는 한국군관할지역이지만 이날 김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이 방문할 때는 한국군과 주한미군이 합동근무를 섰다. 부시 대통령은 이어 저녁에는 김 대통령이 주최하는 리셉션에 참석한뒤 김 대통령과 3차회담 성격의 만찬을 갖는다. 리셉션에는 민주당 한광옥(韓光玉) 대표와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 등 여야 대표와 정책위의장, 국회 통일외교통상위 간부, 경제4단체장, 각계 대표 등 90여명이 참석하고, 미국측에서는 부시 대통령 수행원과 한미 연합사 사령관, 참모장 등 군관계자, 제프리 존스 주한 미상의회장 등 30여명이 참석한다. 만찬에는 우리측에서 최성홍 외교장관, 전윤철(田允喆) 청와대비서실장, 임동원특보, 임성준 외교안보수석 및 양성철 주미대사가 부부동반으로 배석하며 미국측에서도 상응하는 인사들이 배석할 예정이다. 만찬 메뉴는 밀쌈 인삼말이, 궁중 신선로, 모듬전, 닭고기 산적, 갈비살 구이 등 전통 한식 코스로 차려지며, 대추차와 전통 한과가 디저트로 제공될 예정이다. (파주=연합뉴스) 안수훈기자 a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