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당원을 대상으로 공직선거 후보를 경선하는 미국식 예비선거제(primary election)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치러졌다.

민주당 도봉을 지구당(위원장 설훈)은 15일 저녁 3천여명의 당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시의원 후보를 경선으로 선출했다.

지금까지 지구당 대의원이 공직후보를 결정한 사례는 있었지만 평당원이 후보를 직접 선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위해 도봉을 지구당은 지난달 30일 열린 대의원 대회에서 예비선거를 실시하기로 결정한 뒤 후보등록을 받아 박종진(지구당 부위원장), 김동욱(지구당 조직부장), 차상일(청년부장)씨 등 3명을 경선 참가자로 확정했다.

이어 투표율 제고를 위해 시의원 보궐선거 해당지역(도봉1.2동, 방학1.2동) 당원 1만2천여명에게 선거 공보를 일괄 발송했고 선거인 명부열람도 끝냈다.

또 후보자 난립을 막기 위해 유효투표의 20% 이상을 얻으면 반환하는 조건으로 3백만원의 기탁금도 받았다.

특히 선거 공보에 각 후보의 인물사진과 정견은 물론 16대 총선때와 마찬가지로 재산 병역 납세실적까지 게재하는 등 후보검증 절차도 거쳤다.

선거 직전에는 세 후보가 20분간의 정견 발표를 통해 <>마을버스 노선 재조정 <>청소년 문화센터 건립 <>청소년 놀이광장 건설 등 지역현안을 내걸고 지지를 호소했다.

각 후보진영 선거운동원들은 행사장 앞에서 후보자의 이름을 연호해 선거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설 의원은 대회사를 통해 "이번 행사는 참여 민주정치, 투명한 정당정치를 실현하는데 큰 도움이 되는 역사에 남을 만한 일"이라며 "앞으로 각종 공직선거 후보를 선출할 때 이같은 방식으로 투명하게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예비선거에는 민주당 김성호 당선자(서울 강서을)가 참석했고 다른 지구당 관계자들도 대거 몰려들어 주의깊게 행사를 지켜봤다.

김 당선자는 "예비선거를 실시하기 위해 지금까지 준비작업을 벌여왔는데 도봉을 지구당이 먼저 시작했다"며 "선례가 만들어진 만큼 다른 지구당에도 예비경선 바람이 일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 민주화와 상향식 공천에 대한 욕구가 높아지고 있는 지금 도봉을 지구당의 성공적인 예비선거는 향후 다른 지구당이나 타 정당의 공직선거 후보 선출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민주당의 386 세대인 장성민 당선자가 이끄는 서울 금천 지구당도 이날 오후 독산동 신천지예식장에서 대의원대회를 열어 6.8 시의원 보선에 나설 후보를 선출하는 등 민주당내 상향식 공천의 물결이 확산되고 있다.

김남국 기자 nkkim@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