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 이회창대표가 14일 기아자동차를 방문하는 등 기아사태수습에
적극 나서면서 기아사태의 진단과 해법을 놓고 여야간 정치공방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신한국당은 이대표의 적극적인 수습노력으로 기아사태의 실마리가 가닥을
잡아가는 것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한뒤 일단 당사자간의 수습노력을 지켜
본다는 입장을 정리했다.

그러나 국민회의와 자민련등 야권은 이대표의 기아자동차 방문을 "병역
정국에서 벗어나려는 위기탈출용" "경제논리를 정치논리로 푸려는 경제
아마추어"라며 강도 높게 비난하는등 기아사태를 둘러싸고 여여간 시각차를
크게 드러내고 있다.


<>.신한국당은 기아사태가 발생하고도 한달이 넘도록 표류한 것은 근본적
으로 당사자간의 깊은 불신에서 비롯됐다고 진단하고 있다.

따라서 정부와 채권은행단, 기아그룹측등 이해당사자들이 진지하게 대화를
통해 해법을 모색할수 있도록 중재노력을 더욱 가속화할 방침이다.

하지만 신한국당은 이러한 중재노력이 "정치권의 개입이 아니냐"는 야당의
비판적인 시각을 의식, "양측의 감정대립을 막고 경제논리로 사태를 풀기
위한 기반조성"이라고 그 의미를 강조했다.

신한국당 이해구 정책위의장은 15일 기자들과 만나 "기아그룹에 대한
제3자 인수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당의 입장은 기아그룹측이 스스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것으로 이는 경제논리에 입각한 것"이라며 야당의 비판을
부인했다.

이의장은 그러나 "이대표가 말한 기아경영진의 조건부사퇴의 전제조건인
"자구노력"에는 인원감축 등 구조조정 문제에 기아측이 적극 나서야 한다는
의미가 분명히 포함돼 있다"고 강조했다.

신한국당은 기아그룹측이 김선홍회장의 조건부 사표제출을 전면 부인한데
당혹해 하면서도 궁긍적으로는 그 방향으로 갈 것으로 보고 수요자금융
정상거래지속, 어음할인한도증액, 진성어음의 정상할인등 다각적인 기아
회생을 위한 지원책을 논의해 나갈 방침이다.


<>.국민회의는 15일 신한국당 이회창 대표가 전날 기아공장을 방문한데
대해 논평을 내고 "이대표는 두 아들의 군 병역기피 의혹에 대한 국민적
시선을 돌리기 위해 한건주의 발상으로 기아사태에 개입하고 있다"고 비난
했다.

정동영 대변인은 "만일 이대표가 이 나라 경제정책을 주무를 경우 우리
경제는 또 다시 제2의 한보파동이 재발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을 것"이라며
"기아사태를 위기탈피용으로 활용하려는 이대표의 경제적 아마추어리즘을
경계한다"고 몰아세웠다.

김원길 정책위의장도 "부도유예협약에 따라 전문기관이 기아자산과 부채에
대한 실사를 벌이고 있는데 그 결과에 따라 제3자 인수가 불가피한 것으로
드러난다면 이대표가 책임을 어떻게 감당하려고 그러는지 모르겠다"며
"좋게 보면 이대표가 순진한 것이고 아니면 기본이 돼 있지 않은 아마추어
라고 볼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자민련은 기아그룹의 구조개선을 뒷받침하는 정부와 금융단의 노력을
강조하면서도 이대표가 기아공장을 방문한 것에 대해 "표를 의식한 행동"
이라고 평가절하하며 "경제논리를 정치논리로 풀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자민련은 특히 기아사태 발생직후부터 신한국당이 불분명한 입장을 취하다
이제와서 "자구노력을 다하면 지원하겠다"고 말한 것은 병역정국에서 이탈한
표를 다시 끌어들이기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지적했다.

허남훈 정책위의장은 "우리당은 기아가 국민기업이고 협력업체의 연쇄부도
로 인한 경제악화를 우려, 정부의 직접 개입을 촉구해 왔다"며 그동안
미온적이었던 여당의 태도를 비난한 뒤 "지금이라도 특별융자 등 단계별
조치를 취해 자구노력을 우선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의장은 "겨우 몇달간 기업의 생명을 연장하는 은행들의 부도유예협약으로
협력회사 등 관련기업의 도미노 부도현상을 막는다는 것은 어려운 만큼
정부측의 더욱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고 거듭 주장했다.

< 김태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1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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