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커지는 비대면 시장
도미노 주가 12년 새 130배 급등
중소기업까지 디지털화 확산"

김재후 실리콘밸리 특파원
[특파원 칼럼] 美 기업 혁신 앞당기는 코로나

Q. 당신의 회사에서 디지털화를 선도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C레벨(경영진)을 선택하시오.

A. ①CEO(최고경영자) ②CIO(최고정보책임자) ③CTO(최고기술책임자) ④COVID

반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미국 기업들의 생태계를 바꿔놓고 있다. 아마존을 비롯해 구글 넷플릭스 등 실리콘밸리에 있는 ‘빅테크’ 기업만 해당되는 얘기가 아니다. 전통적 미국 기업들도 코로나19로 촉발된 비대면 업무에 디지털을 적용하면서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동전이 사라진 것이다. 미국에 체류했던 경험이 있는 독자라면 물건과 서비스 값에 세금이 더해지면서 주머니에 동전이 가득 차게 되는 경험을 갖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시대의 미국에선 동전을 거의 만질 일이 없다. 테크 기업뿐 아니라 지역의 소규모 회사들까지 디지털을 이용해 모두 비대면으로 결제하고 있다. 현금에서 신용카드를 넘어 지갑이 바로 디지털 속으로 들어간 것이다. 대면 거래 시에도 벤모, 캐시앱 같은 계좌이체 앱을 미국인들은 보편적으로 이용한다.

코로나19 때문이다. 여전히 하루 5만 명 이상의 확진자가 쏟아지고 있는 미국에선 DMV(미국교통국) 도서관 등 공공기관 등이 셧다운된 상태다. 식당과 슈퍼마켓 소매점 등 민간 분야도 문을 닫거나, 열어도 운영시간을 단축했다. 예약한 한정된 인원만 받고 배달과 픽업 서비스만 하는 곳이 대다수다. 여기에 적응하지 못한 회사들은 당장 매출이 제로(0)가 되다 보니 디지털을 신속히 도입하고 있다. JC페니 메이시스 니만마커스 등 대형 유통업체들은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올 들어 시장에서 철수했다. 이달 들어선 일본의 소매점인 무지(MUJI)도 캘리포니아주의 모든 상점 문을 닫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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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응한 곳은 살아남았다. 피자브랜드인 도미노가 대표적이다. 도미노는 디지털 주문과 함께 드론이나 로봇을 활용한 배달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식품회사에서 테크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2008년 3달러였던 주가는 현재 400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경쟁사인 피자헛의 최대 가맹점인 NPC인터넷 인터내셔널이 파산 신청을 한 것과 대조되는 행보다.

아마존에 치여 사라질 것으로 여겨졌던 월마트는 기존 매장을 식료품 배달 거점으로 활용하고 앱을 정비하면서 다시 살아나고 있다. 앱 시장조사업체 앱애니에 따르면 코로나19가 가장 우려되던 지난 4월 첫째주 미국의 쇼핑 앱 부문에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된 앱이 월마트였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지역의 작은 소매점이나 회사들도 디지털화를 차곡차곡 실행하고 있다. 동네 커피숍과 작은 규모의 아파트 주차장을 관리하는 회사, 쓰레기 분리수거 회사들까지 앱을 만들어 결제 기능까지 넣어놨다.

일본과 함께 현금을 중시하던 미국 소비자들이 코로나19 때문에 더 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어진 것도 미국 전체 기업의 디지털화를 가속화하는 요인이다. 앱 분석회사인 빌드파이어가 올 들어 2분기까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디지털에 둔감했던 미국의 45~54세 중년들은 하루 평균 2시간 모바일 앱을 사용했다. 25~34세(2시간36분)와 거의 차이가 없다. 65세 이상도 하루 1시간36분 앱을 이용했다. 시장이 디지털에만 있으니 소비자도 움직이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미국 기업들을 더 강하게 만들 것으로 시장에선 믿고 있다. 코로나19 국면이 진정되면 미국 기업들은 디지털을 통해 전례 없는 고객 데이터를 갖게 된다. 그동안 현금 결제 시 알 수 없던 고객의 취향과 소비 수준·패턴 등을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마케팅 등에 이용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여기에 결제 기능까지 갖추면서 스스로 통화력도 갖추고 있다. 스타벅스 맥도날드 등 미국의 식품 프랜차이즈들은 이미 중국에서 지방정부와 디지털화폐(디지털 위안화) 시범 테스트군으로 선정됐다. ‘인터넷 최강국’이라고 여기고 있는 한국이 오히려 코로나19 시대에 미국보다 기업 혁신이 더 늦춰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일이다.
코로나 시대 '화상회의·핀테크' 앱 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계속되고 있는 현재 미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스마트폰 앱은 무엇일까. 미국의 앱 분석 회사인 센서타워는 지난 2분기(4~6월) 애플의 iOS와 구글 안드로이드 등을 통해 가장 많이 내려받은 앱 20개 순위를 발표했다.

1위는 최근 정보 탈취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던 화상회의 앱 줌(Zoom)이었다. 미국에서 석 달간 4000만 건을 훌쩍 넘는 다운로드 수를 기록했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인수 협상을 하고 있는 중국의 짧은 동영상 공유 앱인 틱톡은 다운로드 2500만 건으로 2위에 올랐다.

3~6위와 10위는 페이스북 메신저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넷플릭스 등 전통 소셜미디어가 차지했다. 눈에 띄는 건 구글미트(8위), 캐시앱(9위), 하우스파티(11위), 도어대시(12위) 등의 활약이다. 구글미트와 하우스파티는 줌과 같이 화상회의를 가능하게 해주는 앱이다. 캐시앱은 계좌이체, 도어대시는 음식배달 앱이다.

구글미트는 실시간 자막기능도 갖췄다. 하우스파티는 게임 기능까지 갖추면서 밀레니얼세대 사이에서 떠오르고 있는 앱이다. 도어대시는 샌프란시스코 스타트업이 만든 음식배달 앱이다.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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