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12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연 1.50%로 동결했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3.0%에서 2.9%로 낮췄다. 이주열 한은 총재가 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한국은행은 12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연 1.50%로 동결했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3.0%에서 2.9%로 낮췄다. 이주열 한은 총재가 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연내 한 차례 금리인상에 무게…"4분기에나 가능"

7월 기준금리(연 1.50%)를 동결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소수의견'이 나오자 긴축에 대한 우려가 재부각되고 있다. 시장에선 한은이 연내 한 차례 정도의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를 실었다.

오창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3일 "전날 열린 7월 금통위 본회의에서 이일형 금통위원이 0.25%포인트(p) 금리인상을 주장함에 따라 올해 이어진 만장 일치 금리동결 기조는 마무리 되었다"고 밝혔다.

이일형 위원은 지난해 10월 금통위에서도 인상(0.25%p) 소수의견을 제기한 바 있다. 이후 금통위는 11월 회의에서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이에 국내 통화정책에서도 추가 금리인상이 가시화되는 시점이 왔다는 게 오 연구원의 판단이다.

이처럼 소수의견이 나온 직후 1~2개월 이내에 금리조정이 단행되다보니, 금융시장에선 소수의견을 금리조정 신호탄으로 여긴다. 올해 금리결정 금통위가 8, 10, 11월 세 차례가 남아있는 가운데 당장 8월에 인상이 단행될 수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전용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릴 수 있을 때 올리자는 분위기가 금통위 내에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며 "미중 무역분쟁으로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된 상황에서 통화정책 여력 확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한국과 미국의 금리차가 1.0%p(현재는 0.5%p)까지 벌어진다면 외국인의 자금유출 현상이 심각해질 수 있고, 원화 약세·달러 강세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금융시장에 치명적일 수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동혁 HSBC 이코노미스트도 "이번 회의에서 한 명의 위원이 금리 인상을 주장했고 앞서 5월 금통위 의사록에서는 두 명의 위원이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며 "금통위가 8월 기준금리를 1.75%로 0.25%p 올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만 국제 무역과 관련한 긴장이 세계 경기 회복세를 해칠 만큼 고조되지 않는 것을 전제로 한 인상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8월 금리인상을 확신하기엔 어렵다 주장도 적지 않다. 한은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3.0%→2.9%)하는 등 경기 불확실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고용쇼크 등을 감안하면 한은이 제시한 경기 불확실성 완화 조건은 달성되기 어렵다"며 "미중 무역분쟁 이슈도 8월 금통위(8월31일) 전까지 해소되기는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가 금리인상 속도 조절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점도 8월 인상 가능성을 낮추게 하는 요인이다. 이 총재는 금통위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소수의견을 금리인상 신호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라는 의견을 냈다.

이에 시장에선 한은이 올 4분기 한 차례 정도의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데 컨센서스가 형성되는 모습이다.

오창섭 연구원은 "올해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이 2회(0.5%p) 가량으로 예상됨에 따라 연내 한미금리 역전폭이 더욱 커질 것"이라며 "물가, 성장률, 무역분쟁 등 국내외 경제여건을 감안할 때 금통위는 4분기 한 차례(0.25%p) 정도의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도 "성장전망치의 하향 조정에도 국내총생산(GDP)갭 측면에서 금리 인상의 명분은 아직 유효하다"며 "미국과의 금리차 확대 우려나 향후 정책 대응 여력 측면에서 한번의 금리 인상은 가능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비자물가가 하반기 후반으로 갈수록 오름세를 보이고, 내수 지표 역시 단기적으로 중국인 관광객 수요에 기대어 개선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판단 아래 4분기 한 차례 금리인상을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