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일본 가나가와현 코스트코 자마점에서 열린 미초와 비비고 행사 모습.  CJ제일제당 제공
지난 8월 일본 가나가와현 코스트코 자마점에서 열린 미초와 비비고 행사 모습. CJ제일제당 제공
CJ제일제당의 음용식초 ‘쁘띠첼 미초’가 일본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품절 대란’이 반복되자 일본 소셜미디어에서는 “매장에서 눈에 보이면 일단 사야 하는 제품”으로 불리고 있다.

26일 CJ제일제당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시장에서 미초의 매출은 13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860억원) 대비 51.2% 증가했다. 올 상반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40% 이상 늘어났다.

미초는 물이나 우유, 술 등에 타먹는 과일발효초다. 한국에선 2010년대 초반 소주에 과일발효초를 타먹는 일명 ‘홍초 소주’가 유행하면서 인기를 끌었다. 당시 대학가에선 학생들이 가방에 식초를 넣어 가지고 다닐 정도로 과일발효초 열풍이 거세게 불었다. 그러나 인기는 금세 사그라졌다.

CJ제일제당은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건강을 위해 식초를 물에 타먹는 문화가 발달한 일본 시장을 타깃으로 했다. 출시 초기에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현미를 발효해 만든 흑초를 주로 먹던 일본 소비자들에게 과일발효초는 생소했기 때문이다.

CJ일본 영업팀은 일단 마셔보면 미초의 진가를 알게 될 것이라는 믿음에 전국 코스트코를 돌며 시식행사를 열었다. 박지훈 CJ일본 영업팀장은 “일본 전역의 코스트코를 돌며 시식행사를 하느라 1년에 절반 이상은 집에 들어가지 못했다”고 회상했다.

이 같은 노력 끝에 미초는 일본 시장에 진출한 지 3년 만인 2015년께부터 조금씩 판매량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특히 젊은 주부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새콤달콤한 미초를 물이나 우유에 타서 먹이면 아이들이 좋아한다는 입소문이 나면서다. 일본 음용식초 시장을 장악하던 미쓰칸의 흑초는 몸에 좋지만 맛이 없다는 단점 때문에 구매를 망설이던 일본 주부들이 미초로 마음을 돌렸다.

칵테일 ‘미초 모히토’ 등 다양한 레시피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지면서 인기에 불이 붙었다. 넷플릭스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등 K콘텐츠의 인기도 한국 식재료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데 일조했다. 미초는 2019년부터 일본 코스트코 가공식품 분야 단일 품목 기준 매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