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사상 최악의 전력난을 겪으면서 세계 산업계가 공포에 떨고 있다. ‘세계의 공장’ 중국의 산업활동이 차질을 빚으면 글로벌밸류체인(GVC)이 흔들릴 수밖에 없어서다. 하지만 이 위기가 호재로 작용하는 주식들도 있다. 쇼티지(공급 부족)로 인해 일부 원자재 가격이 뛰면 관련 기업이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라는 예측이다.

1일 CNBC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IB) 제프리스의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중국 전력난으로 생산 활동이 타격을 받고 있고, 특히 제조업 관련 업종에서는 최종 수요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면서도 “시멘트, 폴리, 리튬은 에너지 위기에서 가장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원자재 회사들의 실적은 평균판매가격(ASP)과 큰 상관관계를 보이기 때문이다. 수요는 건재한데 공급 차질로 쇼티지 현상을 빚는 원자재의 경우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관련 회사의 실적을 끌어올릴 수 있다. 평균적으로 원자재 ASP가 1% 오르면 수익이 1.5~7.0% 증가한다는 게 이들의 추산이다. 제프리스 애널리스트들이 시멘트, 폴리, 리튬 ASP 상승으로 이익을 누릴 것이라고 꼽은 종목은 중국 기업 세 곳이다. 리튬 제조업체 간펑리튬, 시멘트 생산업체인 중국건축자재, 폴리실리콘 제조사인 다초뉴에너지 등이다.

간펑리튬은 중국 최대이자 세계 3위 리튬업체다. 전기차 및 2차전지 시장이 커지면서 2차전지의 핵심 소재인 리튬의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애널리스트들은 보고서를 통해 “지난달 시멘트와 리튬의 ASP가 각각 27%, 50% 올랐다”며 “관련 기업이 향후 호실적을 보이며, 전력 부족 상황에서 승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시멘트 재고량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주요 폴리실리콘 생산기업의 재고도 사흘치 미만”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중국은 극심한 전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원유·천연가스 등 발전연료 가격이 오른 데다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중국 정부가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화석연료 발전을 규제하고 있어서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