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위원회 재개

노동계 복귀…최저임금위원회 11개월 만에 가동

호봉제 임금체계에서 최저임금 뛰면 상위 호봉자 임금도 연쇄적으로 올라
"대기업·금융사·공기업 조합원 많은 민노총 …이런 구조 노리고 최저임금위원회 복귀"
< 최저임금위원회 참석한 근로자위원들 > 최저임금위원회 근로자위원이 1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3차 전원회의에서 시간당 최저임금 즉각 1만원 시행을 요구하는 티셔츠를 입고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최저임금위원회 참석한 근로자위원들 > 최저임금위원회 근로자위원이 1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3차 전원회의에서 시간당 최저임금 즉각 1만원 시행을 요구하는 티셔츠를 입고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최저임금위원회가 15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등 노동계의 복귀로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문재인 정부가 ‘2020년 최저임금 1만원’을 내건 가운데 ‘내년부터 당장 최저임금 1만원 시행’을 주장하는 노동계의 가세로 최저임금 인상 압박은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민주노총 왜 복귀했나

최저임금위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3차 전원회의를 열고 ‘2018년도 최저임금인상안’을 상정했다. 이날 회의에는 노동계를 대표하는 근로자위원 총 9명 중 7명, 전문가 그룹인 공익위원 9명 전원, 기업 측인 사용자위원 9명 중 8명 등 총 24명이 참석했다. 공익위원인 어수봉 한국기술교육대 산업경영학부 교수가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노동계는 작년 7월 2017년도 최저임금 결정(시간당 6470원)에 반발해 위원직을 전원 사퇴했다. 이후 올해 4월6일과 이달 1일 열린 1, 2차 전원회의에 모두 불참했다. 정부는 거듭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달성’을 약속하면서 노동계의 최저임금위 복귀를 요구했다.

노동계의 복귀는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라는 게 기업들의 분석이다. 특히 민주노총은 그동안 노동시장 개혁을 위한 사회적 대화 기구인 노사정위원회에는 불참하면서도 최저임금위원회에는 빠진 적이 없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최저임금 인상이 호봉제 체제인 대기업과 공무원, 교사 등 민주노총 주요 조합원의 임금 인상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공무원과 교사는 최저임금법 적용 대상은 아니다. 그러나 정부는 관행적으로 임금이 가장 낮은 9급 1호봉(공무원 기준) 월급을 최저임금보다 2~3% 높게 책정해왔다.

노동계의 요구가 거센 데다 문재인 정부도 ‘소득 주도 성장’을 내걸고 기업들을 압박하면서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이 두 자릿수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020년에 최저임금 1만원을 달성하려면 내년부터 3년간 매년 15.7% 인상을 유지해야 한다.

한 공익위원은 “작년까지만 해도 노동계와 경영계 사이에서 경제 현실을 감안한 합리적 대안을 내놓기 위해 많은 고민과 토론을 했지만 올해는 정부가 일찌감치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운신의 폭이 좁아진 느낌”이라고 꼬집었다. 최저임금법은 최저임금의 최종 결정·고시 권한은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있지만 고용부 장관은 최저임금위가 제시한 최저임금안을 따라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최저임금 오르면 대기업 임금도 덩달아 상승…중소기업과 더 벌어져

◆최저임금 기준도 논란

기업들은 최근 수년간 최저임금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다른 근로자들 임금까지 도미노식으로 오르는 상황이 됐다는 점을 호소했다. 소상공인과 영세 중소기업만 타격을 받는 게 아니라는 설명이다. 최저임금위에 따르면 올해 최저임금(시급)이 지난해보다 7.3% 오른 6470원으로 결정됨에 따라 최저임금을 적용받는 근로자 수는 336만여 명(영향률 17.4%)으로 집계됐다. 최저임금 영향률은 2011년 14.2%였으나 계속 올라가는 추세다.

기업들은 ‘실제 파급효과는 그보다 훨씬 크다’고 입을 모은다. 국내 완성차 A기업의 2015년 시급 호봉표를 보면 1호봉이 6021원에서 시작해 90호봉 1만1316원으로 끝난다. 지난해는 1호봉 6137원~90호봉 1만1432원으로 올랐다. 최저임금이 오르면 전 생산직 시급이 연쇄적으로 상승하는 구조다.

이런 사정은 대부분 제조업체에도 거의 동일하다. 개별 근로자의 최저임금을 산출하는 기준은 ‘기본급+월 1회 이상 지급 고정수당’으로 한정돼 있다.

기본급에 연동되는 정기상여금, 시간외 근무 수당 등 대부분의 수당은 이 기준에서 제외돼 있다. 이 때문에 실수령액이 최저임금보다 많더라도 기준에 미달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기업들로선 최저임금 상승폭 이상으로 기본급을 올리지 않으면 법 위반(3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 상태에 빠지게 된다.

또 다른 공익위원은 “최저임금이 오르면 대기업 임금은 더 많이 상승해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과의 격차가 더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현우/심은지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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