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ty Ima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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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코스피지수 상승에도 소외받아 온 내수주가 조금씩 움직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 동서 남양유업 롯데하이마트 현대홈쇼핑 등은 이달 들어 주가가 10% 넘게 올랐다. 정보기술(IT) 화학 철강 등을 중심으로 한 수출주에서 식음료, 소비재, 유통 등 내수주로 순환매 장세가 나타날지 투자자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순환매 장세란 시장이 살아날 때 업종별로 돌아가면서 주도주가 바뀌는 현상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또 대선주자들이 쏟아낼 내수경기 활성화 대책에 주목하고 있다. 정책 기대로 소비 관련 지표들이 회복세를 보인다면 오랜 기간 소외됐던 내수주가 반전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식음료주 선호도 높아

일부 종목에서 반등세가 나타나고 있지만 아직 내수주 전반으로 상승세가 번진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내수주의 대세상승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신중하게 ‘옥석 고르기’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여진이 남아 있는 만큼 화장품 엔터테인먼트 관련 주식들은 당분간 보수적 관점을 유지하는 게 좋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식음료 업종에 대한 전망은 상대적으로 밝다. 손주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곡물가 하향 안정화에 따른 원가부담이 완화되고 있는 식음료 업종을 최선호한다”며 “주가수익비율(PER) 기준으로 제약 화장품 엔터테인먼트 업종은 여전히 20배를 웃돌고 있어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 부담이 높지만 식음료 업종은 14배 내외로 2012년 수준까지 하락해 부담이 낮다”고 말했다.

음식료 업체들이 잇따라 라면 참치캔 등의 가격을 올린 것도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를 키우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주요 식음료주의 올 1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들의 추정치 평균)는 올라가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올 1분기 작년 같은 기간보다 796% 늘어난 6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전망이다. 사조산업(51.6%) 매일유업(33.6%) 빙그레(27.9%) 등 다른 식음료주의 실적 ‘눈높이’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경제TV 전문가인 박찬홍 파트너는 음식료업종 중 동원F&B와 CJ제일제당을 추천주로 꼽았다. 그는 동원F&B에 대해 “참치캔 사업으로 국내 70% 시장점유율을 차지한 업체”라며 “올해 참치캔 가격을 평균 5.1% 인상하면서 꾸준한 실적 성장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은 1인 가구 증가세와 함께 가정간편식 부문의 실적이 오름세를 탈 것으로 내다봤다. 곡물 수입 등 재료비 부담을 줄이고 외화부채 관련 손익을 개선시키는 원화 강세 흐름도 긍정적이다. CJ제일제당은 환헤지(환위험회피)가 작을 경우 원·달러 환율이 10원 하락하면 주당순이익이 1.8% 개선될 것이란 분석이다. 달러 환헤지가 50% 이상이면 주당순이익 개선 효과는 약 1% 발생할 전망이다. 농심, 오뚜기 등 대부분의 가공식품 회사들도 원화 강세가 유리하다.

○유통업체 바닥 찍었나

올해 1~2월 주요 유통업체의 매출은 부진했다. 합산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0.1% 증가했지만 백화점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의 매출은 6.6% 감소했다. 하지만 내수경기가 2분기부터 점진적인 회복국면에 접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만큼 ‘보텀 피싱(저가에 사들이는 것)’ 전략이 유효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국경제TV 전문가들은 GS리테일과 현대홈쇼핑을 최우선 선호주로 선택했다. GS리테일을 추천한 이헌상 파트너는 “올해 편의점 점포 수 증가세가 계속될 것이며 영업일 제한 등 규제에서도 자유롭다”고 말했다. 내수경기의 영향에서 자유로운 게임주를 선택한 전문가도 있었다. 김문석 파트너는 “올해 5개의 신작게임을 출시할 예정인 선데이토즈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