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배당 기업 투자  vs 베트남 장기투자…비과세 해외펀드 뭘 고를까
2009년 이후 7년 만에 부활한 비과세 해외주식투자전용펀드를 찾는 투자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해외주식에 투자해 매매차익과 환차익에 대해 최장 10년간 세금을 면제받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출시 후 한 달간 6만6660계좌가 만들어진 비과세 해외펀드 가운데 가장 많은 투자자가 ‘피델리티글로벌배당인컴펀드’와 ‘한국투자베트남그로스펀드’를 선택했다.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투자자는 안정적인 수익을 얻는 글로벌 배당주를, 공격적인 투자자는 중장기적으로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베트남 주식을 골랐다는 분석이다.
고배당 기업 투자  vs 베트남 장기투자…비과세 해외펀드 뭘 고를까
○美·英 고배당 기업에 투자

피델리티자산운용이 선보인 ‘피델리티글로벌배당인컴펀드’는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 주식에 90% 이상 투자하는 펀드다. 지난 14일 기준 설정액은 약 524억원으로 비과세 해외펀드 가운데 1위다. 인컴펀드는 매매차익보다 배당에 중점을 두는 상품이다. 주가가 오르지 않더라도 배당만으로 연 3~5%의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을 감안했다는 설명이다. 안종현 피델리티자산운용 이사는 “여러 나라 배당주에 분산 투자하면 시장 위험을 최소화하면서도 꾸준히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펀드의 포트폴리오는 △글로벌 평균보다 배당이 후한 고배당주(20%) △배당금을 매년 인상하는 배당성장주(60%) △성장 잠재력이 높은 가치주(20%) 등으로 구성돼 있다. 1월 말 기준으로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존슨앤드존슨(배당률 2.9%), 킴벌리클락(2.7%), 브리티시아메리칸타바코(3.8%) 글락소스미스클라인(5.6%) 등이다.

배당주 투자의 가장 큰 장점은 꾸준한 수익률이다. 주요 선진국 배당주의 배당 수익률은 연 2.5~4.5%로 시중 금리나 국채 이자율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성장주보다 주가가 크게 오르내리지 않는다는 것도 배당주의 장점으로 꼽힌다. 시중 금리가 낮고 시장 상황이 불확실한 국면에 배당주로 자금이 몰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대부분의 국내 상장사들은 매년 12월 배당을 결정해 3~4월 배당금을 지급한다. 펀드에 언제 가입하느냐에 따라 수익률이 천차만별로 갈릴 수 있다. 하지만 이 펀드는 가입 시기가 크게 중요하지 않다. 글로벌 기업들은 분기 혹은 반기마다 배당하는 만큼 투자 시점에 관계없이 배당 효과를 볼 수 있다.

10년 이상 배당금을 늘려온 기업도 이 펀드의 주된 투자 대상이다. 피델리티자산운용 관계자는 “10년 이상 배당금을 인상했다는 것은 경기 변동의 한 사이클을 도는 10년 동안 회사 경영에 문제가 없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연 6%씩 성장하는 베트남 장기투자

한국투자신탁운용의 대표 비과세 해외펀드인 ‘한국투자베트남그로스펀드’는 베트남 우량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다. 지난 14일까지 약 280억원의 자금을 모았다.

이 펀드는 △큰 폭의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선도기업 △중산층 출현으로 혜택을 보는 내수성장주 △글로벌제조기지화로 인한 수혜주 등을 담고 있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자유무역협정(FTA) 수혜주도 적극적으로 사들인다는 설명이다.

베트남은 매년 수출이 10%씩 늘어나는 나라다. 국내총생산(GDP) 증가율도 6%대에 달한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베트남에 역량을 집중하는 이유다. 이 회사는 국내 운용사 가운데 처음으로 2006년 베트남 호찌민에 사무소를 연 뒤 지난 10년간 현지 운용역량을 키워왔다. 배승권 베트남사무소 팀장은 “베트남은 현재 지속적인 경제 성장과 정부의 개방 정책으로 구조적 체질을 개선하고 있다”며 “경제 성장의 혜택을 얻을 수 있는 기업을 발굴해 안정적인 수익을 내겠다”고 말했다.

베트남은 ‘시중금리+α’를 노리는 장기 투자자에게 적합한 시장이다. 2006년 1조원이던 주식시장 규모가 현재 70조원 선까지 성장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2~3년간 500여개의 국영기업이 상장, 100조원 이상의 시장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부 정책도 투자자들에게 우호적이다. 베트남 정부는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외국인투자 한도를 늘릴 계획이다. 현재 베트남 시장은 외국인투자 한도가 총 지분의 49%로 묶여 있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