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의 친환경성이 두드러짐에 따라 라디에이터 그릴도 변모하고 있다. '엔진 냉각'이란 핵심 기능에 '공력성능 강화'란 임무를 부여받기 시작한 것.

일반적으로 '그릴(Grill)'은 주행 시 차체 전면부로 유입되는 공기를 1차적으로 걸러 라디에이터의 열기를 식히는 기능을 한다. 그러나 엔진 냉각 방식이 공랭식에서 수냉식으로 개선되고 냉각 성능이 높아진 덕분에 기능성은 점점 낮아지는 추세다. 하지만 냉각 효율을 높이고 브랜드 정체성을 표현해야 하는 요소로 꼽히는 만큼 그릴을 없애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런 배경의 절충안으로 완성차 업계는 최근 가변형 부품을 그릴에 장착하기 시작했다.

자동차, 그릴 막고 효율 높인다

가변형 그릴은 주행 상황에 따라 엔진 냉각이 필요하면 그릴을 개방하고 평상 시엔 그릴을 닫아 공기저항을 줄인다. 이달 기아차가 공개한 K5 하이브리드 역시 가변식 그릴을 채택했다. 친환경을 지향하는 제품인 만큼 공기저항을 최소화 해 연료 효율을 높이겠다는 의지다. 공기저항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스포츠 '봅슬레이'를 광고와 연관시킨 주 배경이다. 형제차인 쏘나타 하이브리드 역시 같은 기능을 그릴에 탑재했다.

BMW는 일반 내연기관을 얹은 제품에 대해서도 가변식 그릴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최근 국내 출시한 신형 7시리즈에 액티브 에어 스트림 키드니 그릴을 적용한 것. 플래그십 제품인 만큼 개폐 형태에 따른 디자인의 작은 변화를 고려한 점이 특징이다.

i3, i8 등 모터를 주로 쓰는 친환경 제품에는 브랜드를 상징하는 그릴의 형태만 남겼다. 냉각장치가 없는 대신 정체성 표현의 수단으로만 활용한 사례다. 국내 완성차 회사 디자이너는 "그릴로 향하는 공기저항은 효율에 3~5%의 영향을 줄만큼 생각보다 크다"면서 "그릴이 갖는 상징성이 큰 만큼 완전히 없애는 것보다 흔적은 남기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물론 가변형 부품은 그간 고성능차들의 전·후면 스포일러에 주로 활용돼 왔다. 속도에 따라 각도를 달리해 다운포스를 발생, 고속주행안정성을 높이는 방식이다. 이를 응용한 에어 브레이크 역시 스포일러를 치켜세워 감속 및 제동을 돕는 역할을 맡는다. 외관 형태를 바꿔 차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셈이다.

자동차, 그릴 막고 효율 높인다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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