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을 두고 또 한바탕 소동이 있을 조짐이다. 당초 언급할 것이 없다던 청와대가 반박하면서 현 정권과 전 정권의 갈등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미 미국과 소고기 수입에 대해 합의했었다는 내용에 대해서는 야당이 들고일어설 태세다. MB 회고록으로 불편해하는 사람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그런데 전직은 무조건 입을 닫아야만 옳은 것인가. 국정 경험을 공개하는 것은 오히려 소임 중 하나일 수도 있다. 내밀한 얘기도 공개해야 한다. 세계에 대통령 회고록이 없는 나라는 없다. 야당도 큰소리만 칠 일이 아니다. 자원국감에 소환하겠다고 일방적으로 으름장을 놓던 때는 언제였던가. 북한 외교 비사 공개도 마찬가지다. 여전히 북한이 천안함 폭침을 공개 인정하지 않고 있고 그래서 국내에서도 음모론이 사라지지 않고 있는 현실이다. 그들이 정상회담의 대가를 요구했다는 것을 공개하는 것은 전혀 잘못된 일이 아니다. 왜 그런 이야기를 쉬쉬해야 하나. 전직에게 무조건적 침묵을 요구하는 자들은 누구인가. 무엇 때문에 침묵이 필요한가.

대통령은 전직이든 현직이든 정치인이다. 기억은 서로 다를 수도 있고 이를 검증하고 논박하는 과정에서 역사가 만들어진다. 회고록은 회고록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