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수희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부의장이 판문점을 통해 넘어오는 사진이 가관이다. 지난 3월 김정일 사망 100일 추모행사에 참석하겠다고 무단 방북했던 그는 우리 쪽을 등진 채 이명박 역적 패당을 타도하라고 외치는 북쪽 환송인파들을 향해 한반도기와 꽃다발을 흔들어댔다. 지금은 국회의원이 된 임수경 씨가 대학생이던 1989년의 장면을 연상시킨다. 범민련도 때맞춰 임진각에서 환영대회를 열었다.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을 외치는 노씨를 104일 동안 융숭하게 대접했던 북한이 바라던 판문점 이벤트가 다시 한 번 연출됐다.

노씨는 당연히 국가보안법 위반혐의(잠입·탈출)로 구속되겠지만 여기서 끝날 문제가 아니다. 그는 이미 지난 4월 공식 일정을 모두 마치고서도 북한에 두 달 넘게 더 남아 향응을 받으며 여성 안내원과 유람관광을 즐기고 다녔다. 통합진보당의 종북문제가 수그러지기를 기다렸을 것이다. 그와 북한, 범민련, 다른 종북·친북세력이 머리를 맞대고 시기를 조율했을 것은 예상하기 어렵지 않다. 노씨는 방북 전인 지난 3월 민주당과 진보당의 이른바 야권연대 공동선언 행사에 나와 기념사진까지 찍었다. 사진에는 당시 민주당 대표였던 한명숙, 진보당 공동대표였던 이정희 심상정 유시민,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김상근 목사 등도 보인다. 진보당 문제가 아니었다면 그를 환영하는 대대적인 행사가 잇따라 펼쳐졌을 것이다.

종북·친북 세력이 도처에서 암약하고 있다. 시민단체는 물론이고 종교계 학계도 마찬가지다. 사회민주주의 이름으로 북한을 찬양하는 종북세력들이 즐비하다. 범민련은 1997년 대법원이 이적단체로 판결했지만 해산법이 없다는 이유로 아직도 버젓이 간판을 달고 집회를 열며 세력을 과시한다. 국기에 대한 경례를 부정하고 애국가도 안 부르는 정당과 국회의원을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정치권은 말이 없고 국민은 땅을 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