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간 기술 로열티 수입이 가장 많은 연구자로 송순욱 인하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49), 정강섭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53)이 선정됐다. 두 연구자가 ‘기술로만’ 현재까지 창출한 수익은 80억원에 이른다.

특허청은 18일 서울 역삼동 노보텔 앰배서더에서 열리는 ‘연구·개발(R&D) 지식재산(IP) 협의회’ 총회에서 이들을 포함한 대학·연구기관 기술이전 우수자 10명에게 시상할 예정이다.

송 교수는 골수성 백혈병 환자들에게 쓸 수 있는 성체줄기세포치료제 기술을 개발했다. ‘총분리배양법’을 통해 골수에서 중간엽줄기세포를 선택적으로 빼내는 독창적 기술이다. 연골 뼈 근육 등으로 분화되는 중간엽줄기세포는 분리배양 과정에서 다른 게 섞여 나올 수 있는데, 이것을 차단한 것이다.

송 교수는 이 기술을 바이오벤처기업인 호메오세라피에 이전해 2009년부터 3년간 선급기술료 41억2000만원을 받았다. 기술보증기금 등 3개 기관이 공동 평가해 합의한 가치다. 이 중 병원과 학교 측 몫을 뺀 20억원가량이 송 교수팀에게 돌아갔다. 치료제가 시장에 나오면 송 교수는 관련 연매출의 4.3%를 경상기술료로 더 받게 된다.

이 기술은 당초 임상에 진입했다 중단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호메오세라피가 이식편대숙주질환(타인의 골수이식을 받은 환자가 면역거부반응을 일으키는 것) 중증 환자에게 이 기술을 적용하려다가 써보기도 전에 환자가 사망하는 일이 벌어졌다. 결국 임상 피험자 조건을 만성질환자로 변경해 2010년 10월 임상 1상을 재개했고, 지난해 12월 완료했다. 송 교수는 “피험자 전원(10명)에 대한 안전성을 확인했고 절반 정도의 증상이 호전됐다”며 “현재 임상 2상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바닷물에 미량으로 녹아 있는 리튬을 선택적으로 추출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리튬망간 산화물을 특수 설계해 리튬 이온이 달라붙는 ‘체’처럼 만들고, 이를 해수에 담가 리튬을 회수하는 방식이다. 정 연구원은 “앞서 개발된 일본 연구진의 방식보다 친환경적이고 반복 사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2000년부터 10여년간 관련 기술 특허 출원만 15건에 이른다.

리튬이 휴대폰·전기자동차 등에 쓰이는 2차전지의 필수 소재이고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만큼 이 기술은 비싼 값에 팔렸다. 포스코는 2010년부터 5년간 국토해양부 과제에 지질자원연구원과 함께 참여하면서 이 기술에 대한 통상실시권(연구·개발에 사용할 권리)으로 40억원을 연구원에 줬다. 이 중 정 연구원팀에게 돌아간 것은 연구소 몫을 제외한 23억여원, 세금 등을 빼면 14억원가량이다.

정 연구원은 “국가 과제로 연구·개발을 진행해 좋은 성과를 낸 만큼 세금을 내는 것은 당연하나, 대학과 연구소 간 차별이 시정돼야 연구자들이 신이 더 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송 교수 다음으로 최근 3년간 특허 로열티 수입이 많은 대학교수는 박현욱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과 교수, 강경선 서울대 수의대 교수, 윤경구 강원대 토목공학과 교수, 박재근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가 꼽혔다. 마찬가지로 정 연구원 외 공인영 이판묵 한국해양연구원 책임연구원, 김현탁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기반기술연구소 팀장, 오현석 한국전기연구원 밀양나노센터장이 선정됐다.

이해성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