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우주 독립을 선언한 우주 발사체 '나로호(KSLV-I)' 발사 성공은 어떤 경제적 의미가 있을까.

전문가들의 나로호 발사 성공의 경제 효과는 천문학적이라고 지적한다. 단순한 개발 효과 외에 국가 이미지 제고, 나아가 연관 산업 발전까지 감안하면 산술적으로 계산하기 어려울 정도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특히 우리 정부가 우주항공 시대 선진국 반열에 올라설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점도 무시할 수 없는 효과다 .

산업연구원(KIET)이 최근 내놓은 '나로호 발사의 경제적 효과' 보고서에서 나로호 개발로 최대 2조3445억원(최소 1조7588억원)의 경제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구체적으로는 생산유발 효과 8959억원(발사체 개발 3629억원·발사장 건설 5330억원), 이미지 개선에 따른 수출증대 효과 1조3591억원, 국가 브랜드 홍보 효과 895억원 등이다.

고용창출 효과도 크다. 연구개발(R&D) 인력 양성 효과 4647명, 발사장 건설에 따른 고용 효과 3042명으로 분석됐다. 특히 우주 발사체 기술은 군사적 활용 가능성 때문에 선진국들도 기술 이전을 근본적으로 통제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포괄적 효과는 더 크다.

삼성경제연구소는 방송통신 시장과 위치기반 서비스(GPS) 시장이 커질 것으로 분석했다. 위성 서비스 분야는 고화질 TV와 위성통신 서비스 등의 수요 증가로 폭발적 시장 성장이 예상되는 분야다. 연구원은 우주선 소재 기술을 이용한 산업도 급격히 발전할 것으로 예측했다.

후속발사체(KSLV-Ⅱ) 독자 개발 등 우주 개발이 탄력을 받을 경우 장기적으로 우주 태양광 발전이나 우주여행 등도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관계자는 "우주 개발은 자원 개발, 기상 관측과 국토 개발 등 사회경제적 파급 효과가 엄청나 궁극적으로 국가 경제에도 크게 이바지한다"고 말했다.

나로호는 러시아 우주기업 흐루니체프사의 로켓을 기본 얼개로 삼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개발 및 발사 운영 총괄을 맡았다. 하지만 부품 설계와 제작부터 발사체 조립까지 전 단계엔 160개 민간 기업의 노력도 배어 있다.

발사체 조립을 담당한 대한항공 측은 "나로호 총 조립과 각종 장비 개발 경험은 앞으로 대한항공이 수행할 각종 사업의 신뢰성을 높이는데 많은 기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후속발사체 개발에 참여할 경우 앞으로 10년간 최소 1000억원 가량의 매출이 발생하고 우주발사체의 상업화에 성공하면 매년 200억원 정도의 매출 발생이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추진설비, 구동장치 시스템 등에 참여한 한화도 이번 나로호 프로젝트에서 얻은 기술적 성과를 통해 우주항공 핵심 기술을 더욱 발전시킬 방침이다.
한화 관계자는 "로봇의 팔다리 부위 정밀 구동 및 힘조절 시스템, 산업용 정밀가공 장비의 고정밀 위치 제어 시스템 등에서 국산화율을 높여 대일본 무역 역조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탑엔지니어링은 나로우주센터의 두뇌 역할을 하는 발사통제 시스템을 개발했고 한국화이바는 나로호의 옷인 기체 구성 특수소재를 개발했다. 이들 기술은 조선산업, 소재산업에서 활용할 수 있어 다양한 부가가치 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이들 기업은 2018년 100% 국내 기술로 제작될 후속발사체 개발에서도 중추적 역할을 할 것이 예상돼 부가가치 창출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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