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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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지주의 올 1분기(1~3월) 당기순이익이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배상 여파에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2.1% 줄었다. 다만 배상금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이익 흐름은 견조한 수준으로 선방했다는 분석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 금융의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은 4조229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같은 기간 대비 5800억원(12.1%) 감소한 수치다.

기업별로 보면 신한금융의 당기순이익이 1조3215억원으로 전년 대비 4.8% 줄었다. 하나금융은 6.2% 줄어든 1조340억원, 우리금융은 9.8% 줄어든 8245억원을 기록했다. 앞서 KB금융도 전날 당기순이익이 1조4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5% 줄었다고 발표했다.

올 1분기 4대 금융지주의 순이익이 일제히 줄어든 것은 홍콩 ELS 손실 배상에 따른 비용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4개사 총합 1조3000억원이 넘는 충당부채를 적립했다.

배상액은 KB금융이 8620억원으로 가장 많고, 신한금융(2740억원), 하나금융(1799억원), 우리금융(75억원) 순이다. 4대 금융을 모두 합치면 총 배상액은 1조3234억원에 달한다. 3416억원의 배상액을 충당부채로 적립한 농협금융까지 합치면 1조7000억원에 달한다.

이날 실적 발표로 KB금융은 신한금융에 리딩뱅크 자리를 내주게 됐다. KB금융이 지난해 신한금융을 앞지른 지 1년여 만이다. KB금융의 홍콩 ELS 판매량이 가장 많아 배상액도 가장 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홍콩 ELS 자율배상 등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4대 금융지주의 이익 체력은 나쁘지 않았다.

KB금융의 1분기 순이자 이익은 전년 대비 11.6% 증가한 3조1515억원, 순이자마진(NIM)은 2.11%, 은행 NIM은 1.87%를 기록하며 전 분기 대비 각각 3bp(1bp=0.01%), 4bp 상승했다.

신한금융의 이자이익은 2조81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4% 증가했다. 순이자마진(NIM)은 지난해 말 대비 0.03%p 오른 2.00%으로 집계됐다.

KB금융 관계자는 "이번 분기에 발생한 대규모 ELS 손실보상 등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당기순이익은 1조5929억원 수준으로 견조한 이익 체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도 "홍콩 ELS 관련 충당부채 적립 등 일회성 비용 요인으로 전년 동기 대비 당기순이익이 소폭 감소했다"며 "다만 다각화된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양호한 실적을 냈다"고 말했다.

금융가에선 4대 금융지주가 향후 결산에 홍콩 ELS 관련 추가 손실이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종민 KB국민은행 경영기획그룹 부행장은 전날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1분기에 홍콩 ELS 관련 충당부채를 8620억원 정도로 충분히 적립했다"며 "이는 3월 말 H지수를 기준으로 여기에 일부 여력(버퍼)를 줬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홍콩H지수 상승 추세를 감안하면 추가 손실 가능성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일회성 요인으로 보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