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벤처캐피털(VC)의 로봇 스타트업 투자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 최근 일부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의 몸값이 급등하고 다음으로 성장 가능성이 큰 분야가 로봇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AI 다음은 로봇"…'매출 0원' 스타트업에도 수천억 투자
5일 미국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로봇용 AI 소프트웨어 개발 스타트업 스킬드가 15억달러(약 2조385억원)의 기업가치로 3억달러(약 4077억원) 규모 투자금 유치를 추진 중이다. 스킬드는 미국 카네기멜런대 교수 두 명이 설립한 초기 스타트업으로 아직 매출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로봇 스타트업인 피지컬인텔리전스는 올초 7000만달러(약 951억원)의 투자금을 확보했다. 오픈AI와 미국 최대 VC 중 하나인 세쿼이아캐피털도 투자했다.

최근 피규어AI는 시리즈B(사업 확대 단계)에서 오픈AI, 엔비디아, 아마존, 인텔 등으로부터 6억7500만달러(약 9173억원)의 투자금을 확보했다. 노르웨이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 1X테크놀로지스는 올 1월 시리즈B에서 투자금 1억달러(약 1359억원)를 유치했다.

국내에서도 투자시장이 완전히 회복하지 못했지만 로봇 스타트업 투자는 잇따르고 있다. LG전자가 지난 3월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AI 기반 자율주행 서비스 로봇 스타트업 베어로보틱스에 6000만달러(약 815억원)를 투자했다.

보행 로봇 제조 스타트업 라이온로보틱스는 지난달 컴퍼니케이파트너스와 퓨처플레이로부터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생체비전 AI 기술로 도축 공정 로봇을 개발한 스타트업 로보스는 2월 시리즈A(사업화 단계) 투자금 확보에 성공했다. 로봇 키친 스타트업 에니아이는 1월 1200만달러 규모의 프리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최근 로봇 스타트업에 투자금이 몰린 것은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 때문이다. 국내 한 대기업 CVC(기업주도형 벤처캐피털) 대표는 “최근 뛰어난 성능을 보인 로봇이 등장하면서 글로벌 투자시장에선 ‘AI 다음은 로봇’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라며 “그동안 로봇 스타트업에 투자하지 못한 VC들이 유망 기업을 찾으며 로봇 스타트업의 몸값이 크게 올랐다”고 설명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