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17일 현대그룹과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간의 합의에 대해 "어디까지나 민간 차원의 합의"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현대와 북측의 합의에 대해 "정부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 "이러한 합의사항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남북 당국간 대화를 통한 구체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조속한 시일 내에 남북 당국간 합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라며 특히 이산가족 상봉과 관련, "남북적십자회담이 빠른 시일 내 개최돼 추석 이전에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질 수 있도록 우선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천 대변인의 모두발언과 일문일답.

◇모두발언

정부는 한반도에 진정한 평화를 정착시키고 남북관계를 올바르게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그동안 일관된 대북정책을 추진해 왔다.

앞으로도 이러한 대북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해 나갈 것이다.

이번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방북을 계기로 현대그룹이 북측과 합의해 발표한 공동보도문을 정부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이번 합의는 어디까지나 민간 차원의 합의다.

따라서 이러한 합의사항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남북 당국간 대화를 통한 구체적 합의가 필요하다.

정부는 조속한 시일 내에 남북 당국간 합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다.

특히 이번 공동보도문 내용 중 이산가족 상봉과 관련해 정부는 남북적십자회담이 빠른 시일 내 개최돼 추석 이전에 이산가족 상봉 이뤄질 수 있도록 우선적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다.

◇일문일답

-- 정부가 먼저 남북 당국간 회담을 제의할 의향 있나.

▲ 정부는 오늘 아침 발표된 공동보도문의 내용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민간 차원의 합의이기 때문에 합의사항의 실천을 위해서는 당국간 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구체적으로 선제의 등의 문제와 관련해서는 방북 협의 결과를 구체적이고 자세히 파악하고 검토한 뒤 결정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 추석까지 한달 반 정도 남았는데 이산가족 상봉이 물리적으로 가능한가.

▲ 그동안 남북 간에는 이산가족 상봉행사와 관련해 여러차례 개최한 경험과 관례가 있다.

따라서 남북 적십자회담이 개최돼 이산가족 상봉에 합의하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오늘 발표된 공동보도문에서도 추석에 진행하기로 북측과 현대 간에도 합의했기 때문에 그전이라도 상봉이 최우선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

-- 이번 합의내용 중 정부 당국간 합의돼야 하는 내용도 있다. 정부 판단은.

▲ 아까 말한 바와 같이 기본적으로 오늘 발표된 공동보도문의 내용에 대해서 정부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이산가족 상봉이나 금강산 관광 재개 등은 당국간 합의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 안에 들어가 있는 내용 중에는 당국간 또는 군사당국간 합의나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한 부분도 있다.

따라서 오늘 발표된 공동보도문이 실현되고 실천되기 위해서는 당국간 대화를 통한 구체적인 합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금강산 관광 재개 합의에 대한 정부 입장은.


▲ 금강산 관광은 작년 7월 11일 우리 여성 관광객 박왕자 씨께서 북한군의 총격에 의해서 사망한 후 중단됐다.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해서는 우리 정부의 일관된 입장이 있다.

남북 당국간의 협의를 통해서 사건의 진상이 규명되고 재발방지 대책과 함께 신변안전에 대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정부의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

특히 우리 국민의 신변안전과 직결된 문제에 대해서는 정부가 이런 원칙을 지켜나갈 방침이다.

-- 현대와 북측의 합의사항에 따르면 '김정일 위원장께서 취하신 특별조치에 따라 모든 편의와 안전이 보장될 것이다'라는 문장이 있는데 정부가 제시하는 조건과 관련 없나.

▲ 그런 문장은 있지만 민간 차원의 공동보도문보다는 당국간 협의와 합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김정일 위원장이 합의해 준 것을 순수하게 민간 차원의 합의라고만 볼 수 있는가.

▲ 이번 현정은 회장의 방북은 분명히 대북사업을 하는 민간사업자로서의 방북이다.

현대그룹이, 북한 아태평화위가 공동보도문을 발표한 사안이기 때문에 정부는 이를 민간 차원의 방북이라고 생각한다.

-- 현정은 회장 방북 전 정부 차원에서 현대 측과 사전협의가 있었나.

▲ 현 회장 방북 시 정부가 전달한 별도의 메시지는 없다.

다만 현 회장이 금강산 관광사업 추진 사업자이기도 하고 그동안 남북 간 여러 경협 사업을 추진해 왔기 때문에 관광사업 등 제반 현안에 대한 정부 입장은 잘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 개성공단 관련해서 실무협의 제의할 뜻은 없나.

▲ 개성공단과 관련해 그동안 3차례 남북 당국간 실무회담이 개최됐다.

개성공단 실무회담을 통해서 정부는 개성공단을 발전시켜나가기 위한 세 가지 원칙을 제시하고, 이외에도 회담형식을 실무 소회담 등으로 나눠서 보다 실질적이고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위한 건설적인 제안을 했다.

현재 회담이 개최된 지 한 달이 넘었는데 개성공단 실무회담을 개최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앞으로 검토를 해 나가도록 하겠다.

-- 개성관광 재개를 위한 정부의 입장은.

▲ 개성관광은 작년 12월 1일 북한 측에 의한 일방적인 군사분계선 통행차단조치에 의해 중단됐다.

그 이후 개성공단에 근무하는 우리 근로자가 130여일 동안 억류돼 있던 사건도 발생했다.

개성관광 재개와 관련, 먼저 북측이 통행 차단조치에 대한 철회가 있어야 하고 신변 안전과 관련해 관광객들이 안전하게 지역을 관광할 수 있도록 추가적인 검토가 있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유현민 기자 jhcho@yna.co.krhyunmin6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