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슬아슬한 초미니 스커트,어깨 라인을 과감하게 드러낸 탱크 톱 등 여성들의 '시원한' 의상이 눈길을 끄는 노출의 계절이다.

하지만 잘 차려 입은 의상이나 S라인 몸매만큼 요즘 부쩍 시선을 끄는 패션 소품이 있다. 바로 손목 위의 시계다. '스몰 럭셔리 열풍' 속에서 시계는 '시간을 보기 위한 도구'보다는 그날의 옷차림에 맞춰 착용해야 하는 중요한 액세서리 아이템이 됐다.

수백만원부터 억대에 이르는 하이엔드급 시계들이 주목받고 있지만 '그림의 떡'이다. 눈을 좀더 크게 뜨고 찾아 보면 합리적인 가격대에서도 나만의 개성을 살릴 수 있는 시계를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정중용 현대백화점 시계 바이어의 도움을 받아 올여름 패션을 한층 돋보이게 해 줄 패션 시계들을 5가지 키워드로 정리해 본다.

◆여름 시계의 정석 '화이트&블루'

시원하고 깨끗한 느낌을 주는 화이트 · 블루는 여름 시계의 단골 컬러다. 여성들에겐 주로 깨끗하고 깔끔한 분위기를 주는 화이트 컬러가,남성들에겐 청량감은 물론 클래식한 분위기까지 선사하는 블루톤의 시계가 인기다.

심플한 디자인이 돋보이는 라도의 '트루 화이트'(200만원대)는 올여름 여성들의 손목을 빛내 줄 다크호스로 지목됐다. 시계 케이스와 스트랩의 이음새가 군더더기 없이 매끈하게 떨어지는 라인이 어떤 의상에도 잘 어울리고,세라믹 소재라 가벼울 뿐 아니라 손목과의 밀착감도 좋다.

세련된 디자인으로 국내 젊은층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캘빈클라인(CK)의 '포스트 미니멀'(52만원)도 여름을 맞아 화이트 케이스 모델을 선보였다.

남성들은 스와치의 '스파이 메이커'(19만9000원)를 눈여겨 볼 만하다. 크로노그래프 기능이 있음에도 20만원 미만의 저렴한 가격에다,바다를 연상시키는 시원한 블루 컬러와 청량감을 주는 유광 실버 컬러가 조화를 이뤄 여름용 시계로 제격이다.

◆여름을 닮은 소재 '실리콘 · 플라스틱'

착용감이 시원한 실리콘 스트랩은 가죽 소재보다 다양하고 선명한 컬러 표현이 가능해 화려한 여름 의상에 포인트 액세서리로 적합하다. 이 가운데 이름부터 시원한 여름을 연상시키는 벨기에 브랜드 '아이스 워치'가 눈길을 끈다.

2007년 론칭한 아이스 워치는 불과 2년 만에 일본 · 미국 · 영국 · 프랑스 등 15개국 250개 매장을 갖출 만큼 인기가 높고 국내에선 현대백화점이 올여름 처음 선보였다. 10만원대의 매력적인 가격,화려하고 다양한 컬러,귀엽고 스마트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스와치의 '크로노 플라스틱' 시리즈(13만5000원)도 무더운 여름을 맞아 인기 제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유행에 맞춰 다이얼이 크고 화이트 · 블루 · 오렌지 · 핑크 등 취향에 따라 색상을 고를 수 있다.

아크릴 · 우레탄 소재 스트랩의 시계들도 여름 시즌용으로 시계 진열대 중앙을 차지하는 제품.'마이클코어스'의 플라스틱(30만원대) · 폴리우레탄 소재 스트랩(38만5000원)은 40㎜의 빅사이즈 다이얼,핫핑크 · 화이트 · 연두 · 블루 · 옐로 등의 캔디컬러로 휴가지에서 한층 돋보인다.

◆실버주얼리 · 시계의 만남 '뱅글 스타일'

유행 감각이 있는 여성이라면 올여름 뱅글형 시계 하나쯤은 이미 마련해 두고 있을 것이다. 뱅글 스타일은 지난해 여름부터 유행하기 시작해 올여름에도 여전히 강세이고,불황의 여파로 급부상한 멀티 패션 아이템 가운데 하나다.

여름 해변의 여유로움과 설렘을 컨셉트로 내세운 'CK 글로스'(50만원)는 유연한 곡선 실루엣의 실버 뱅글에 깔끔한 화이트 다이얼이 매력적이다.

폴리폴리가 올봄 '바젤 월드'에서 처음 선보인 '뉴 이모션스 컬렉션'(46만5000원)도 간결하고 절제된 실루엣의 뱅글형 스틸시계.특히 하트 모양의 큐빅 지르코니아로 뱅글 부분을 장식,하늘거리는 민소매 원피스와 매치하면 여성스럽고 로맨틱한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크리스털로 화려하게 장식돼 팔찌처럼 보이는 DKNY 제품(26만9000원),핑크 · 연두 · 노랑 · 아쿠아 등 다양한 컬러의 닉슨 '베가시계'(14만원)도 젊은층 여성들의 포인트 액세서리로 인기다.

◆우아하고 화려한 '로즈골드&크리스털'

화이트 · 실버 컬러 콤비네이션 시계는 매년 여름이면 빠지지 않고 나오는 제품이지만 올해는 복고열풍의 영향으로 유독 화이트 · 로즈골드 콤비네이션이 두드러진다.

특히 같은 가격대라도 로즈골드 컬러가 주는 고급스러운 이미지 때문에 디자인만 조금 신경쓰면 명품 못지않게 우아하고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게스워치'가 25주년 기념으로 출시한 '미니 트라이앵글'컬렉션(14만8000~16만8000원)이 이런 타입의 제품이다. 게스를 상징하는 트라이앵글 로고를 다이얼에 디자인했고,베젤(테두리) 부분은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로 장식했다.

또한 조명이나 태양에 반사돼 눈부시게 찬란한 빛을 발휘하는 크리스털 장식은 어떤 소재의 장식보다 액세서리 효과가 뛰어나다. '폴리폴리'의 '어반 스핀 풀 스톤 워치'(42만원)는 국내에서는 처음 선보이는 아세테이트 소재 베젤에 스포티한 고무 스트랩을 적용한 모델로 다이얼에 크리스털이 가득 박혀있어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자아낸다.

◆똑똑한 '스포츠 시계'

역동적인 디자인의 스포츠 시계는 여름시즌 남성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론진의 '세라믹 화이트 콘퀘스트'(202만원 · 300m 방수)는 빅 사이즈 케이스에 사파이어 크리스털 글라스,스크래치가 방지되는 화이트 세라믹 베젤로 구성돼 있다.

인덱스 숫자 12와 6만 강조한 펄 다이얼이 심플하면서도 시원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티쏘에서 내놓은 터치스크린 방식의 '시터치'(112만~117만원)도 주목할 만한 아이템.

다이빙한 깊이와 속도를 측정할 수 있는 기능과 디지털 크로노그래프,온도계,알람,나침반은 물론 최대 200회 다이빙 기록을 저장할 수 있는 로그북 기능 등을 갖추고 있는 다이버워치다.

이 밖에 세련된 블랙 컬러와 다이내믹한 노란 컬러를 조합해 남성적인 파워를 느끼게 하는 티쏘의 '모토GP 2009' 한정판(100만원대)도 올여름 남성들이 탐낼 만한 스포츠 시계다.

인간이 개발한 최고의 소재 가운데 하나로 알려져 있는 카본 화이버를 다이얼 외장 소재로 사용해 가볍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