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이 발표한 '2009년 세계경쟁력 평가'에서 우리나라가 평가대상 57개국 가운데 지난해보다 4단계 오른 27위를 차지했다.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도 기업효율성 개선(改善),인프라 구축,경제성과 등에 힘입어 우리나라의 경쟁력이 상승했다고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하지만 이번 평가결과는 세계 10위권인 우리의 경제적 위상에 견줘볼 때 여전히 기대에 크게 못미치는 수준인 것 또한 부인하기 어렵다. 지난 6년 동안 국가경쟁력이 줄곧 30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그 주변에서만 맴돌고 있는 까닭이다. 아시아 · 태평양 지역의 13개국 만을 비교할 경우 우리 뒤로는 이제 인도와 인도네시아,필리핀 3개국만 남았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경쟁력의 발목을 잡고 있는 분야가 산적해 있다는 점이다. 이번 평가에서 외국인 투자(54위),물가(52위),기업관련 법규(48위),사회적 인프라(51위) 분야는 하위 수준에 머물렀다. 기업효율성 분야에서도 노사관계 생산성,문화적 개방성,중소기업 효율성 등은 약점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경제침체 대응력과 향후 국가경쟁력 향상 노력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에서는 29위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게다가 노사관계 생산성은 56위로 꼴찌나 다름없다. 불안정한 노사관계가 기업 경영에 엄청난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는 증거인 셈이다. 특히 노사문제가 외국인 투자의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다니 참으로 답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번 IMD 보고서 내용을 새겨들어야 할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정부 당국은 국가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강구하는 게 시급한 과제다. 노사간 화합(和合)없이는 경쟁력을 근본적으로 끌어올릴 수 없는 만큼 노 · 사 · 정은 '하투'를 예고하는 적대적 노사관계부터 해결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공공부문의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것은 물론 기업규제 혁파를 통해 기업을 실질적으로 도와줄 수 있는 방안도 마련돼야 한다. 이번에 IMD가 올해 한국의 도전 과제로 제시한,녹색 뉴딜,은행 주도 구조조정 등은 현 정부의 정책기조와도 일치하는 만큼 이를 차질없이 실행에 옮겨야 할 것임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