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은 가격보다는 역시 맛입니다. 가격이 저렴한 분식집 메뉴라고 할지라도 소비자들의 입맛을 못 맞추면 외면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

프랜차이즈 김밥전문점 '김가네'의 김용만 대표는 "지난해 하반기 들어 경기 침체가 본격화된 후에도 가맹점 매출은 거의 줄지 않았다"며 "한결같은 맛과 품질을 유지해 나간다면 불황을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고 말했다. 김가네는 김 대표가 1992년 서울 대학로에서 33㎡(10평) 규모로 문을 연 분식점 '대학로 김가네'가 모태.2년 뒤인 94년부터 가맹 사업을 시작해 현재 서울 · 수도권에 229개 점포 등 전국에 400여개 가맹점을 거느린 분식점 프랜차이즈 1위 브랜드로 성장했다.

김 대표는 '대학로 김가네'를 오픈하면서 김밥 만드는 공간을 출입문 옆 쇼윈도 자리에 뒀다. 위생적인 김밥 제조 과정을 손님들에게 직접 보여주기 위해서다. 손님 눈에 보이지 않는 주방에서 김밥을 만들던 당시 이 같은 '쇼윈도형 즉석 제조방식'은 무척 이색적인 것이었다. 또 다른 김밥집에 비해 3~4가지 더 많은 9가지 속재료를 사용했다.

김 대표는 '표준형' 김밥에 한두 가지 재료를 추가한 새 메뉴들도 지속적으로 내놨다. 참치김밥과 치즈김밥,누드김밥에 이어 지난해에는 멸치와 풋고추를 넣은 '멸추김밥'으로 히트를 쳤다. 표준형(2000원)보다 1000원가량 비싼 이들 메뉴는 마진율을 높이는 데도 한몫했다. 그는 "김가네가 새로운 메뉴나 제조 방식을 내놓으면 수많은 분식점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된다"고 말했다.

김가네는 업계 최고 수준의 가맹점 관리 · 물류시스템을 갖췄다는 평가다. 서울 · 수도권의 경우 본사 소유의 22대 차량이 '1일 배송'원칙하에 식자재를 가맹점에 공급한다. 김 대표는 "점포수를 늘리는 것보다 기존 매장을 잘 관리해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하는 게 더 중요하다"며 "올해 신규 점포는 작년과 비슷하게 20개 정도만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