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약세장에서 가치주펀드와 배당주펀드가 선전 중이지만 막상 자금은 상대적으로 손실폭이 큰 성장주펀드로 몰리고 있다. 주요 증권사들이 올해 상반기 가치주와 배당주 위주 펀드로 투자전략을 짤 것을 권하고 있는 것과는 상반된 움직임이다. 최근 펀드 자금 유입을 주도하고 있는 적립식이 주로 성장주펀드로 짜여졌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15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펀드 중 최근 3개월간 현금유입 상위 50개 펀드 대부분이 성장주펀드로 채워졌다. 미래에셋운용의 대표적 성장주펀드인 '인디펜던스' 2호와 3호에는 이 기간 1000억원 넘게 순유입됐다. 같은 운용사의 '디스커버리' 5호도 500억원 가까이 자금이 몰렸다. 'PCA베스트그로쓰'(335억원) 'KTB마켓스타'(137억원) 등 주요 운용사의 성장주펀드들도 자금 유입이 많았다.

반면 상위 50위권에 이름을 올린 가치주펀드와 배당주펀드는 '탑스밸류1'(236억원) '신영마라톤1A'(86억원) '프라임배당적립식'(67억원) 등에 그쳤다. 대표적인 가치주펀드 '한국밸류10년주식1'도 66억원 순유입에 머물렀다.

이 같은 자금흐름과 달리 수익률에서는 가치주와 배당주 위주의 펀드들이 선전하고 있다. 최근 1개월로 보면 '동양중소형고배당1'이 13.96%로 가장 성적이 좋다. 1년 기간으로도 '프런티어장기배당1' '한국부자아빠배당인덱스' 등 배당주펀드들이 최상위권에 있다. 하지만 이 펀드들은 최근 3개월간 자금유입 상위 50위권에서 모두 빠졌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증시 부진으로 거치식 투자가 주춤한 가운데 적립식 위주로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며 "적립식 상품들이 대개 주요 운용사의 대표상품인 성장주펀드고,특히 규모가 큰 미래에셋의 성장형 상품들의 시장점유율이 높다 보니 성장주펀드로 자금이 몰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