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를 맞아 강변에 있는 테크노마트에 갔다. 연휴를 마치고 영업을 시작해서인지 학생 군인 부부 연인 등 제각각 쇼핑을 즐기려고 나온 사람들이 많았다. 그중 눈에 띈건 동남아계의 외국인 노동자들이었다. 저마다 삼삼오오 모여 카메라 핸드폰 등을 구경하고 있었다. 추석연휴에도 불구,고향에 돌아갈 수 없어 자기들끼리 모여서 휴가를 즐기는구나 생각하며 6층 핸드폰 매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신제품이 수십만원에 달해 중고제품이나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구석진 곳에 자리잡고 있는 중고전문 매장엘 갔는데,역시 돈이 궁한 외국인 노동자들이 많이 몰려 어눌한 한국말로 가격을 흥정하고 있었다. 진열된 물건중 맘에 드는 게 별로 없었는데,주인과 가격흥정을 하고 있는 외국인의 손에 들린 물건이 꽤 맘에 들어 흥정이 안 되면 내가 해봐야겠다 싶어 서성거렸다. 외국인은 15만원에 안 되겠느냐는 거였고,주인은 20만원을 안 주면 팔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외국인은 다른 가게로 발길을 돌렸다. 다시 내가 그 물건을 주워들며 '이건 얼마냐?'고 묻자 주인은 13만원만 달란다. '아까 외국인한텐 20만원이라고 하지 않았느냐?'고 되묻자,그건 외국인이니까 그렇게 받는 거라며 주인은 별거 아니란 듯 대답하고는 안 살거면 다른데 가란 식으로 매장을 찾는 다른 외국인에게 가격흥정을 하기 시작했다. 나야 자랑스런(?) 한국인인 관계로 싼 가격에 사면 그만이었지만?. 아직도 이런 식의 장사를 하는 사람이 있나 하는 맘이 모처럼만의 휴일 쇼핑을 망쳐버렸다. 우리가 힘들다고 기피하는 여러 일터에서 묵묵히 일하는 그들에게 맘으로 우러나는 장사를 할 순 없을까? 하지성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