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맥경화의 진행 정도와 발병 위치를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성균관대 바이오메카트로닉스학과 문정환(의공학 전공)교수는 미국 아이오와대,노스웨스턴대 연구진과 공동으로 혈관벽의 탄성계수 측정을 통해 동맥경화를 조기에 찾아내는 정량(定量) 진단법을 개발,국제 의공학 물리학지 최근호에 보고했다고 14일 밝혔다. 국내에서는 동맥경화 진단을 위해 심전도 검사,혈액검사,혈압 측정 등 결과를 종합 판단하는 방법,혈관 및 초음파 검사나 맥파를 이용하는 방법,일본서 개발된 '가속도 맥파기' 이용법,전자선 단층촬영법(EBT) 등이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 방법을 쓸 경우 혈관 노화 및 동맥경화 여부를 밝혀낼 수는 있으나 경화 정도나 위치를 파악하기는 어려웠다. 연구팀은 "이번 기술은 정상 동맥에 지방성 물질(아테롬)이 쌓이면 혈관의 탄력성이 떨어져 탄성계수가 낮아지는데 착안한 것"이라며 "돼지(Yucatan miniswine)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정상혈관의 탄성계수(97.9-101.1 kpa)보다 경화된 혈관의 탄성계수(90.9-93.3kpa)가 정량적으로 낮았다"고 설명했다. 파스칼은 ㎡당 1뉴튼의 힘을 받을 때의 압력이다. 연구팀은 또 실험 돼지의 혈관부위를 잘라 탄성계수 예측의 정확도를 분석한 결과 탄성계수 측정법으로 계산한 동맥경화의 정도와 위치가 실제 경화가 일어난 변화와 큰 차이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문 교수는 "뇌혈관 질환이나 심장 질환이 발생했을 때 경화된 동맥의 변화 위치와 정도를 제대로 진단하지 못해 수술에 어려움이 많았다"며 "이번 기술을 실제 적용하기 위한 임상시험이 미국에서 시작됐다"고 말했다. 장원락 기자 wrjang@ha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