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2일 조흥은행 협상 타결 과정에 대해 참여정부가 노사 협상에서 `법과 원칙'을 지킨 선례가 됐다고 평가했다. 김 부총리는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고용 승계와 임금 등 근로조건에 관한 문제는 이해 당사자가 풀어야 할 문제이며 정부가 간여할 법적 권한이 없고 간여하려고 하지도 않았다고 밝히고 정부가 협상장에 들어간 것은 협상의 원만한 진행을유도하기 위한 분위기 조성이 목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협상을 통해 정부는 조흥은행 민영화 과정에서 노조의 반대에 흔들리지 않고 구조조정을 관철시킴으로써 법과 원칙을 지킨 좋은 선례를 남겼다고 힘주어말했다. 그는 협상 과정에서 노조가 요구한 통합은행장 추천권을 거부한 것은 노조의 경영권 개입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지적했다. 조흥은행이 3년간 독자 브랜드를 유지하기로 했지만 2년이 지나면 통합추진위를구성하고 1년 이내에 통합 논의를 마무리하도록 명시함으로써 통합 절차를 앞당길수 있는 길을 열어 두었다고 김 부총리는 밝혔다. 다음은 김 부총리와의 일문일답이다. --노조에 너무 많이 양보했다는 지적이 있는데. ▲신한은 실리를 챙겼다. 신한의 주주 가운데 65%가 외국인이다. 일방적으로 불리한 협상 결과에 신한의 주주가 동의할 리가 없다. 3년간 독립 법인을 유지하고 2년이 지나 통추위를 조흥과 신한이 동수로 구성해통합 논의를 하도록 한 점은 조흥 노조에 유리한 결과일 수 있다. 통합 논의를 1년이내에 마무리하도록 했으나 6개월 정도면 충분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초 계획보다6개월 정도 연장된 것에 불과하다. 대신 신한은 통합은행장을 조흥 노조가 추천하겠다는 요구를 거부함으로써 노조의 경영권 개입을 차단했다. --정부가 조기 협상 타결을 위해 개입하지 않았나. ▲정부는 협상 분위기 조성을 위해 노력했다. 협상을 측면 지원한 정도로 이해해 달라. 그 정도 노력도 없었다면 조기 협상 타결이 어려웠을 것이다. 지난 19일 공적자금관리위원회의 매각 승인 결정 직후 협상장에 들어간 일이 있지만 매각 결정의 배경과 구조조정의 시계를 거꾸로 돌릴 수 없다는 점을 노조에 분명하게 설명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번 협상의 성과는. ▲무엇보다 정부가 `법과 원칙'을 지켰다는 것이다. 노조의 반대로 자칫 구조조정 원칙이 무너질 수도 있었다. 또 파업이 좀 더 지속됐다면 예금 이탈과 전산 다운등으로 파국이 닥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동수로 구성된 통추위가 통합 논의를 제대로 진행할 수 있나. ▲갈수록 은행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조흥은행은 오랜 전통이 있고 수익기반이 탄탄한 은행이며 신한은행은 안정성이 있어 적절한 조화를 이룰 수 있다. 시너지 효과가 크게 기대된다. 두 은행이 필요에 의해 조기에 통합 논의를 시작할 것으로 본다. --향후 은행 민영화의 과제는. ▲외환은행은 매각 문제가 시장에서 논의되고 있다. 한국은행, 수출입은행, 코메르츠은행의 지분 구성에 관한 문제이므로 정부와는 직접 관련이 없다. 우리은행의 지분 매각은 다각적인 방안을 찾고 있다. 매수자가 나서고 있기 때문에 유리하게 지분 매각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한투와 대투가 하반기 쟁점이 될 것 같다. ▲시급히 처리해야 할 문제다. 하지만 한투와 대투 문제는 카드채 문제가 먼저마무리돼야 한다. (서울=연합뉴스) 진병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