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전쟁으로 금융시장의 불안이 계속되고 있다. 전쟁의 양상에 따라 국제금융시장은 물론 세계 경제 전체가 좌지우지될 상황이다. 이라크전이 단기전으로 끝나더라도 우리에겐 북핵 위기가 숙제로 남아 있다. 안으로는 가계부실 확대와 내수침체로 국내경기가 악화일로다. 안팎으로 불확실 요소가 지뢰처럼 퍼져 있다. 언제 어디서 터져 어느 정도 위력으로 경제상황을 바꿔 놓을지 전문가들조차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불확실 투성이인 요즘 재테크 전략은 어떻게 짜야 할까. 전문가들은 안전성과 유동성 확보를 최우선 덕목으로 꼽는다. 분산투자 역시 불확실 시대에 빼놓을 수 없는 재테크 전략이다. '욕심 내지 말고 안전한 상품에 비교적 단기로 나눠서 돈을 굴리라'는 얘기다. 시중은행 재테크 팀장 4명이 조언하는 '불확실 시대의 재테크 전략'을 소개한다. 안전한 상품에 짧게 불확실성이 그 어느때보다 큰 지금은 기대수익률을 낮게 잡고 안전하면서도 유동성이 높은 상품에 투자하라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그러면서 향후 추이를 지켜보며 금융시장이 안정되면 확실한 투자대상을 잡으라는 얘기다. 김인응 우리은행 재테크팀장은 "단기적으로는 유동성을 확보하고 장기적으로는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투자 포트폴리오를 만들라"고 말했다. 지금은 어떤 투자대상도 확실하지 않기 때문에 장기 상품에 돈을 묶어두지 말고 안전한 단기 상품으로 돈을 계속 돌리라는 주문이다. 분산투자도 포인트다. 이경향 외환은행 PB팀장은 "기간과 금융상품을 편중되지 않게 분산해 둬야 앞으로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 적극적인 투자전략도 취해볼 만하다는 조언도 나왔다. 한상언 신한은행 재테크팀장은 "주가지수 연동예금이나 주식연계 채권과 같은 원금보장형 상품을 통해 안전성을 확보하면서도 투자수익률을 극대화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라크 전쟁 이후 전망 이라크 전쟁 이후 금리와 주가 전망은 전문가들 사이에 의견이 다소 엇갈렸다. 우리은행 김 팀장은 "이라크전이 단기전으로 끝나더라도 북핵과 가계부실 등 국내 문제로 시중자금 경색이 당분간 지속돼 대출금리는 강보합세를 보일 것"이라면서 "예금금리는 대기성 자금의 은행권 집중으로 약보합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조흥은행 서춘수 팀장도 "전쟁이 단기에 끝나더라도 금리는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며 "만약 전쟁이 장기화되면 전반적인 경기 침체로 금리가 지금보다 더 떨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신한은행 한상언 팀장은 "이라크전이 빨리 끝나면 하반기엔 경기반전으로 시장금리의 반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환은행 이 팀장은 "전쟁이 두 달 이상 지속된다고 볼때 3개월후 금리는 하락, 1년후 금리는 소폭 상승"을 점쳤다. 주가의 경우 이라크전 종전과 무관하게 북핵 등 잠재적 위기요인 때문에 상승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조흥 서 팀장과 외환 이 팀장은 현재 국내 주가는 지나치게 저평가돼 있으며 연말 주가가 700선은 넘을 것으로 내다봤다. 1억원 포트폴리오 은행 재테크 팀장들은 여윳돈 1억원이 있다면 MMDA(시장금리부 수시입출금식예금) 등 단기성 예금과 세금우대 정기예금, 주가지수 연동예금 등에 고루 분산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유동성과 안전성 수익성이라는 재테크의 '3대 기본수칙'을 염두에 둔 포트폴리오다. 우리은행 김 팀장은 '세금우대 정기예금 4천만원, 주가연동예금 4천만원, 은행 MMDA 2천만원'의 포트폴리오를 제시했다. 신한은행 한 팀장도 'MMDA 주가연동예금 단기특정금전신탁에 각각 2천만원, 세금우대 정기예금 4천만원'의 분산투자를 조언했다. 조흥은행 서 팀장은 비슷한 포트폴리오를 제시하면서도 앞으로 초저금리가 상당기간 지속된다는 전망에 따라 2천만원 정도를 상대적으로 고금리인 은행 후순위채에 투자할 것을 권했다. 외환은행 이 팀장은 "은행보다는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의 확정금리 예금상품도 노려볼 만하다"며 "법적 예금보호 한도(1인당 원리금 5천만원)에서 투자하는 건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이 팀장은 "여유자금 1억원이 있다면 가족명의를 이용해 세금우대로 저축은행에 7천만원을 예치하고 나머지 3천만원은 향후 주가 상승을 고려해 주가지수연동예금에 넣어 두겠다"고 말했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