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웅은 1979년 자본금 5백만원의 조그마한 봉제업체로 출발해 세계 최대 텐트회사로 성장했다. 외환위기 때 노스폴(North Pole)이라는 지주회사를 설립해 외자 유치에 성공한 이 회사는 2000년부터 회사명을 지누스로 바꾼 후 디지털 기업으로 성공적인 변신을 하고 있다. 외자 유치 당시 이 회사는 세계 텐트시장의 35%를 차지하고 있었다. 특히 미국시장 점유율은 65%에 이르렀다. 또 새로운 법인으로 탄생한 노스폴은 월마트나 시어즈같은 대형 유통업체의 최대 공급자로 자리잡았다. 이러한 성공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것 중 하나가 이 회사 고유의 품질관리시스템이다. 89년 미국 출장 중에 이윤재 사장은 자사가 선적한 제품을 현지에서 총점검할 기회가 있었는데 생각보다 훨씬 많은 품질 문제가 드러났다고 한다.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결국 망하게 된다는 심정으로 만든 것이 사내에서 '이판사판'으로 통용되는 '2848 품질공정 지도법'이다. 이 제도는 진웅의 중국 공장에서 처음으로 도입한 일종의 라인스톱 시스템이다. 품질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 사장은 이판사판의 심정으로 공장문을 닫고 15일간 생산을 중단했다. 물건이 나와야 납품할 수 있고 납품해야 자금이 회전되는 중소기업으로서는 자살행위나 다름없는 모험이었다. 2848의 개념은 하루 8시간 작업을 기준으로 공장장은 오전과 오후에 한 번씩 하루 2회, 중간관리자는 매 1시간마다 하루 8회, 생산라인 조장은 10분마다 하루 48회 직접 품질검사를 실시하는 것이다. 불량이 발생할 경우 라인을 멈추고 불량의 원인을 찾아 제거함으로써 불량 발생을 원천적으로 방지하자는 내용이다. 일반적으로 텐트의 경우 부피가 크기 때문에 걸어놓고 점검하는 현수(hanging)검사만 실시되고 있었다. 그러나 진웅은 고객의 입장에서 점검하기 위해 텐트를 쳐놓고 검사하는 설치검사(SUI)를 전면적으로 시행하자는 'SUI 100' 품질검사제를 도입했다. 이와 같은 철저한 품질관리 덕분에 6%가 넘던 반품률이 1%대로 낮아졌다. 수주물량도 대폭 늘어났다. 이와 더불어 20%가 넘는 생산성 향상까지 뒤따랐다. 불량률을 낮추기 위해 강도 높은 품질관리를 실시하면 생산성이 저하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편견에 불과하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 것이다. "품질을 제일의 목표로 삼아 사전에 1백% 확인하고 고객 만족을 항상 생각한다. 세계를 하나의 시장으로 보고 가장 유리한 곳에서 생산해 세계를 무대로 공급한다"는 진웅의 경영방침의 실천이 가져다 준 결과다. 글로벌 시대를 맞은 품질경영의 한 단면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