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로 계산하면 5% 할인해주지만 현금으로 사면 단 한푼도 안깎아준다. 납득하기 어렵지만 엄연한 현실인 백화점의 판매 방식이다. 현금을 내도 어림없는 만큼 상품권을 내밀어도 할인을 못받기는 마찬가지다. 상품권은 현금과 다름없는 무기명 유가증권이기 때문이다. 개인 신용카드로 상품권을 구입할 수 있는가 여부를 놓고 밀고 당기던 끝에 백화점측이 "그렇게는 못하겠다"고 결론지은 것도 여기에 기인한다. 카드로 상품권을 구입한 뒤 할인해서 되파는 이른바 카드깡이 성행,상품권 유통시장을 어지럽힐 수 있다는 주장이다. 추석 전에도 법인 신용카드론 종이 상품권을 팔았지만 개인 신용카드론 PP카드,그것도 1인당 월별 한도 50만원어치에 한해 판매했다. 앞으로도 그렇게 하겠다는 입장이다. 종이상품권의 경우 백화점에선 1원도 할인받지 못하고 전액 현금으로 사야 하지만 인터넷 사이트와 서울 명동 구두수리점 등을 이용하면 얼마든지 표시액보다 싸게 구입할 수 있다. 사이트마다 차이가 나고,백화점에 따라 혹은 종이냐 카드식이냐,5만원권이냐 10만원권이냐에 따라 할인율이 다르지만 평균 5% 정도는 할인해 사는 게 가능하다. 대형 백화점 3사 중엔 종래 롯데백화점 상품권의 할인율이 높았으나 최근엔 신세계와 현대쪽이 다소 높다. 종이상품권의 경우 신세계와 현대가 6~7%,롯데는 4.7~4.8%고 갤러리아백화점 것은 9%짜리까지 나와 있다. PP카드는 종이식보다 0.5%~0.1%정도 더 할인해준다. 사용하는 데는 별 차이 없지만 선물용으론 아무래도 종이상품권을 선호하는 탓이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상품권으로 계산하면 노세일상품을 백화점 카드로 살 때 받을 수 있는 5% 할인혜택을 못받는다. 하지만 일단 카드로 계산한 뒤 즉석에서 상품권으로 결제하는 방법을 이용하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세일 제외상품을 살 때 혹은 백화점에서 사은품 행사를 겸할 때 사용하면 효용성 만점인 셈이다. 일례로 세일을 하지 않는 수입화장품의 경우 돈을 아끼느라 출국할 때 인천공항 면세점에서 구입하면 10~15% 가량 싸지만 대신 샘플도 안주고 마일리지 적립도 안해주고 사은품도 없다. 그러나 세일 때면 보통 사은행사를 하므로 이때 상품권을 이용하면 카드 결제 5%에 상품권 할인 5~7%를 받고 여기에 마일리지 샘플 사은품을 포함하면 들고 오가는 수고 없이 더 이익이기 쉽다. 세일에서 제외되는 다른 물건을 살 때도 마찬가지다. 백화점 상품권 뿐이랴.구두표로 통칭되는 금강이나 에스콰이어 상품권의 경우 오프라인에선 20~25%정도 할인해주지만 온라인에선 34%까지 할인된다. 주유소 외에 백화점 할인점은 물론 놀이공원이나 패밀리 레스토랑 등에서 폭넓게 쓸 수 있는 주유상품권도 LG정유 2%,현대 오일뱅크 3%,SK정유 3%,S-Oil은 4% 할인된다 이밖에 도서 문화 상품권은 6.5~7%,국민관광상품권과 고속도로 카드상품권은 8% 싸게 판매된다. 백화점에서 파는 것과 다르겠지 싶기도 하지만 "차이는 무슨,어차피 발행처가 같은데"가 사용해본 이들의 이구동성이다. 자칫 어리숙하게 굴면 남들보다 10%이상 비싸게 물건을 사야 하는 판이니 그야말로 꼼꼼히 잘 따지고 뒤져서 행동할 일이다.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