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진출한 외국기업이 한국업체에 경영권을 위탁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외국기업들이 경영아웃소싱에 나서는 것은 기술과 자본은 있지만 마케팅,홍보,유통망 구축,영업 등의 측면에서는 취약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7일 코오롱에 따르면 코오롱CI는 일본 폴라화성공업의 한국법인인 한국폴라를 2년간 위탁경영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한국폴라는 최근 정기주주총회에서 FnC코오롱의 박찬열 마케팅 실장을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했다. 한국폴라는 지난 86년 일본의 폴라화성공업이 설립한 합작투자법인으로 지난 90년대 중반 매출액이 4백억원대에 달했으나 최근 3년간은 1백억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경영부진에 시달려 왔다. 폴라화성공업은 지난해 매출 1천9백71억엔(약 2조원)을 기록한 세계 10위권의 메이저 화장품 업체다. 폴라화성공업은 경영부진의 원인이 유통망이 취약하고 마케팅 홍보 등이 제대로 뒷받침되지 못한 것으로 분석하고 코오롱에 위탁경영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오롱은 위탁경영기간인 2년 동안 누적이익의 30%를 받는 조건으로 위탁경영계약을 맺었다. 코오롱은 기존에 있는 패션 스포츠 의약품 판매망과 마케팅 능력을 활용한 경영전략을 마련,한국폴라의 화장품을 국내 정상급 브랜드로 육성할 방침이다. 박찬열 사장은 "코오롱이 보유하고 있는 골프장 호텔 스포렉스 등과 연계해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호산업의 타이어사업부문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외국계 투자펀드 칼라일도 타이어 사업에 관한 노하우를 활용하기 위해 경영권은 금호산업에 맡기기로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외국자본의 국내진출이 최근 활기를 띠고 있는 만큼 이같은 사례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현재 국내에서는 삼성생명이 호암아트홀의 운영을 공연전문기획사인 크레디아에 맡기는 등 일부 전문 영역과 채권단이 지분을 갖고 있는 부실기업 등에 경영아웃소싱기법이 도입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경영아웃소싱기법은 투자회사 및 컨설팅 회사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호텔업계에서는 이미 일반화돼 있는 상태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