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국민은행 서울 방배4동 지점.이 점포는 서울 법조타운과 직접 연결되는 골목길에 위치해있다. 주변은 부유층이 거주하는 단독 주택가다. 이 점포에 들어서면 한 켠에는 현금지급기(CD) 등 자동화기기가 놓여있고 창구에서는 3명의 텔러가 찾아온 고객의 업무를 처리해주고 있다. 언뜻 보면 다른 은행점포와 다를 바 없다. 그러나 이 점포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단순한 입출금 업무뿐만 아니라 투자신탁상품 등 타 금융업종 상품까지 파는 올라운드 플레이어라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더욱이 별도로 마련된 VIP룸에는 골프연습장까지 갖춰져 있다. 점포가 위치한 지역적 특성에 맞게 종합금융서비스에다 플러스 알파의 기능을 갖추고 있다. 이 지역은 점포를 중심으로 반경 2㎞ 이내에 씨티·HSBC·신한·한빛·한미은행 등 30여개 금융사 점포가 밀집해있다. 모두 부유층 고객을 잡기 위한 점포다. 하지만 고객들이 이들 금융사 점포를 이용하려면 큰 길까지 나가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바로 이 점에 착안해 만들어진 것이 국민은행의 이 지점이다. 이 지점 김봉규 팀장은 "거주지역과 지점이 가까이 있다보니 거래고객과 이웃처럼 지낼 정도로 친밀감이 높아졌다"며 "시범 점포로 시도했지만 이른 시간 안에 제자리를 찾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지점은 개점 1년여 만에 여신 60억원,수신 3백50억원,고객 4천여명을 확보했다. 현재로선 손익분기점을 겨우 넘겼지만 인근의 다른 은행 지점들과 비교할 때 손색없는 실적이라는 평이다. 이같은 국민은행의 소규모 점포는 방배동 외에 분당 산본 수지 구리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모두 11개가 있다. 모두 중·대형 아파트단지나 단독주택 밀집지역이다. 여기에 배치된 직원들은 프라이빗뱅커 등 정예인원들이다. 이들은 점포장을 포함해 4~5명이며 공과금 수납 등 단순업무는 원칙적으로 받지 않고 있다. 국민은행은 내년에 이같은 소규모 점포를 3백여개 이상 늘릴 계획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부유층 밀집지역의 소규모 점포는 PB센터 역할까지 맡도록 할 방침"이라며 "중산층이나 서민층 밀집지역 등에도 다양한 형태의 점포를 만들어 고객기반을 확대하겠다"고 설명했다. 김준현 기자 ki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