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이 힘이다.

품질 가격 못지않게 디자인이 경쟁력의 핵심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1인당 국민소득이 1만달러가 넘으면 디자인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진다는게 학자들의 연구를 통해 나타나고 있다.

디자인으로 도약하고 있는 업체들을 주 1회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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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이 생활이며 생활이 곧 디자인이다"

반세기 넘게 도자기 분야에서 한 우물을 파고 있는 한국도자기(대표 김성수)의 "디자인 철학"이다.

도자기 업체에 있어서 디자인은 가장 큰 자산.

제품의 질이 비슷할때 상품의 성패는 디자인이 좌우하기 때문.

한국도자기가 일찍부터 디자인 경영의 중요성을 간파한 데는 20여년 전에 일어났던 한 "사건"이 계기가 됐다.

지난 78년 미국 애틀란타 국제 도자기쇼.

김동수 회장은 한국도자기의 품질에 자신감을 갖고 이 전시회에 참석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세계 각국의 2백개사 제품에 대해 미국 일간지들이 점수를 매겼는데 2백등으로 나왔다.

꼴찌였던 것.

충격이었다.

디자인에서 밑바닥 점수를 받았던 게 주된 이유였다.

그 때 이후 디자인에 총력을 쏟아부었다.

85년 국내 업계 최초로 디자인센터를 개설했다.

50여명의 디자이너가 매년 5백여건이라는 엄청난 수의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아웃소싱을 위한 4개 외부연구소도 갖췄다.

그 결과 지난 87년 이후 꾸준히 GD(굿디자인)마크를 획득하고 있다.

지난해엔 디자인경영우수기업 대통령상을 받았다.

백악관에 식기를 납품하는 미국의 레녹스를 비롯해 독일의 빌레로이 앤 보흐 등 50여개 세계 유수 도자기업체들과 수출계약을 맺을 수 있었다.

한국도자기는 디자인 꿈나무 육성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95년 부설 디자인 스쿨인 "프로아트"를 세워 컴퓨터 그래픽,인테리어 디자인,애니메이션 분야의 디자이너를 길러내고 있다.

또 홍익대 등과의 산학협동을 통해 연구 개발도 하고 있다.

디자인의 디지털화도 신경쓰는 분야.

5천여종의 방대한 도자기 디자인 작품을 데이터베이스로 관리하고 최상의 디자인 구현을 위해 3천여종에 달하는 안료데이터도 보관하고 있다.

이런 노력은 매출증가로 이어졌다.

99년에는 매출이 78% 늘었다.

부채비율도 98년 95%에서 99년 17%,지난해엔 0%로 떨어졌다.

김성수 대표는 "앞으로 디자인의 세계화에 나서 한국도자기로 세계인의 식탁을 디자인하겠다"고 각오를 밝힌다.

(02)2250-3421

김미리 기자 mi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