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장 : 박종훈
노조위원장 : 안영환

국제통화기금(IMF)시대를 맞아 금융계 지각변동이 시작된 시점에
대한생명보험이 비제조업체로는 처음으로 노사화합대상을 받았다.

80년대말에는 대한생명 역시 분규에 시달렸다.

그러나 노사갈등과 노노갈등을 슬기롭게 극복함으로써 노사화합속에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대한생명은 87년 노조 설립이후 3~4년간 시련을 겪었다.

이듬해 6월 임금협상이 결렬되면서 노사분규의 소용돌이에 휩싸였다.

조합원 1천5백여명은 본사가 있는 여의도 63빌딩 로비를 점거했다.

노조의 파업은 8일만에 끝났다.

그러나 대한생명은 오랫동안 후유증에 시달려야 했다.

무엇보다 노노갈등이 문제였다.

집행부가 허약해 다툼이 끊이지 않았다.

갈등은 93년말 새 집행부가 들어설 때까지 이어졌다.

그 사이 회사 영업실적은 떨어졌고 회사 이미지는 실추됐다.

노사대립과 노노갈등은 노사 모두가 철저하게 반성하는 계기가 됐다.

회사는 노사관계의 중요성을 깨닫고 노조를 파트너로 인정하기 시작했다.

우선 노사간 대화를 대폭 늘렸다.

노사는 자주 만나 얘기를 나누면서 불신의 벽이 조금씩 허물어졌다.

회사는 94년 단협때 노조가 1백계좌의 콘도미니엄 회원권을 요구하자
2백15개계좌를 구입해 주었다.

회사가 변하자 노조도 변하고 근로자들도 달라졌다.

회사가 토요격주근무제 도입을 선언했을 때 근로자들은 믿으려 하지 않았다.

보험업 특성상 격주휴무는 손실로 직결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회사는 격주 휴무일에 출근한 근로자를 문책할 정도로 이 제도를
강력히 시행했다.

노조는 회사를 믿기 시작했다.

95년5월 노조는 근.경화합을 선언했다.

생명보험회사로는 처음이었다.

이듬해 4월에는 충북 괴산군 보람원에서 "근경화합.단결.전진의 한마당"
이라는 화합행사를 갖기도 했다.

금년초엔 97년을 "근경협력 실천의 원년"으로 선언했다.

대한생명 노사는 최근 국가경제가 위기에 처하자 고통분담에 동참키로 했다.

그 일환으로 사업비 10%를 절감키로 했다.

임원들은 올 상여금 2백%와 토요격주휴무를 반납하고 차량유지비를 10%
줄이기로 했다.

대한생명 박종훈사장은 노사화합의 원동력을 "사랑"이라고 설명한다.

회사가 사원들을 사랑하고 사원들이 회사를 사랑해야 화합속에 노사공영을
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사장은 "금융산업 무한경쟁시대를 맞아 사원 교육훈련을 강화해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고용불안시대를 맞아 주부사원들을 적극 채용하겠다"고 말했다.

안영환 노조위원장은 "최근 대의원대회에서 물자절약운동에 동참키로 결정
했고 내년 1월부터 고객만족운동을 벌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안위원장은 "위험이 코앞에 닥친 뒤에야 노사가 타협하면 너무 늦다"면서
"그 이전에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아내야 한다"고 얘기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