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회사의 가을 체육대회가 있었다.

청.백.홍.황 네팀 12기의 말이 기마전을 벌였다.

나중에 들으니 각팀마다 이기기 위해 합종연횡술을 구사했다고 한다.

요즘 대선주자들도 정책대결 보다는 합종연횡에 당선의 초점을 맞추는
듯하여 씁쓸하다.

합종연횡술은 전국시대 소진 장의가 구사한 연합전술로 서로간의 승패가
생기는 제로섬의 전술이다.

21세기 대선주자들에게는 합종연횡술 보다는 더욱 고차원의 "문화의
사회 연금술"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전술이라기 보다는 쌍방이 모두 이기는 승승(win-win)의 이념이나
철학이다.

21세기는 문화의 세기이다.

대선주자들이 한결같이 경제 제일주의라는 것을 내세우는데 이 발상은
부국강병을 내세우던 19세기나 20세기식이다.

경제 제일주의식 발상법으로는 문화의 세기라는 21세기를 항해할수 없다.

다음 세기에 경제적 경쟁력까지도 그 전제이자, 필요충분 조건은 문화이다.

21세기는 하드웨어의 사회가 아니라 정보 상상력 지식을 포괄하는 문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필요로 하는 사회이기 때문이다.

목적도 수단도 문화라는 소프트웨어로 되어야 한다.

우리는 금세기의 여러가지 갈등을 유산으로 안고 21세기를 맞게 된다.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경제적 국제적 지역적 계층적 갈등 등.

이 모든 갈등을 푸는 것이 21세기 정치의 핵심일 것이다.

이것을 푸는 해법은 개발시대식 해법과 달라야 한다.

그 해법이 "문화의 사회 연금술"이라는 것이다.

연금술이 구리 주석 납 따위로 금 은 같은 귀금속을 제조하듯 우리의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지역적 상처와 갈등을 치유하며 하나의 연대
(Solidarity)로 묶어야 한다.

문화는 21세기 사회 연금술을 가능케 하는 신소재요, 사회의 각종 상처를
치유하는 항생제와 같은 것이다.

"문화의 사회 연금술"은 요즘 차범근 감독의 축구와 비견될수 있는
완승전술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