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후반기이후 우리나라 경제는 과거의 고도성장 기조에서 서서히
저속성장 기조로 이행해가는 과정에 처해 있다.

그 배경으로는 먼저 경제의 규모가 커짐에 따라 한계생산성이 추세적으로
낮아지는 점과 경제의 개방화 국제화로 국가간의 경쟁이 격화됨에 따라
기존의 노력수준으로는 고도성장을 계속 유지하기가 어렵다는 점을 들수
있다.

그렇다면 경제를 튼튼히 하여 지속적으로 발전을 기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가.

그 방안의 하나로 중요하게 거론되는 것이 경제성장의 원동력인 기업의
산업활동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산업구조조정 정책이다.

과거의 고비용-저효율 구조로는 더이상 무한경쟁시대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고 경쟁력있는 기술개발만이 경제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요인이라는 점에도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산업구조를 효율화하여 경쟁력을 제고시키는 것이
급선무이다.

더이상 과거의 낡은 옷으로는 새로운 경제환경에 적절히 대응해나갈
수 없기 때문에 이제부터는 새로운 옷을 입고 여기에 적응해나가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산업구조조정 정책의 방향을 살펴보면 먼저 모든면에서 시장경제원리가
잘 작동하는 경제환경을 조성하여 산업구조조정을 효율성에 근거하여
추진하여야 한다.

이러한 시장경제 환경하에서만이 시대가 요구하는 산업구조의 조정정책이
성공을 거둘수 있을 것이다.

이와는 반대로 정부주도하의 인위적인 산업정책이 추진된다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그 효과도 기대하기 힘들 것이다.

어디까지나 산업구조 조정은 민간이 주도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정부는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규제완화 등 경제환경 조성에 힘써야 할
것이다.

둘째 정부 기업가 근로자들이 모두 합심하여 하이테크산업 등 첨단
고부가가치산업을 육성해야 한다.

앞으로는 고부가가치산업이 경제를 주도하는 주력산업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여기에 맞는 산업구조를 가져야 하며, 이를
위해서 기업은 R&D(연구개발)에 과감히 투자를 늘려 미래의 잠재적인
생산성을 제고시켜나가야 한다.

근로자들도 고비용-저효율을 탈피할 수있도록 무리한 임금인상 요구를
억제하고 임금에 걸맞는 생산성을 창출함으로써 경쟁력강화에 일조해야
할 것이다.

정부도 하이테크산업이 육성될 수 있는 경제환경을 만들기 위해 기존의
부적절하고 불필요한 규제를 선별하여 과감히 혁파해나가야 할 것이다.

셋째 개방화 국제화 시대에 처한 한국경제가 치열한 경쟁에 이기기
위하여는 금융산업도 중복점포의 정리, 유사업무 관련부서의 통합 등에서
규모의 경제가 존재하거나 서로 다른 업무에 특화된 금융기관끼리의
업무다각화, 업무영역확대 등에서 범위의 경제가 존재할 경우 금융기관의
통폐합을 추진해 실물부문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낙후되어 있는 금융산업을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국내 금융기관은 선진국 금융기관과 비교해볼 때 규모도 작고 업무영역에
있어서도 제약이 많아 비효율성에 직면해있다.

이를 타파하기 위하여 우선 경영상의 부실이 현저한 금융기관을 건실한
금융기관이 자율적인 합의에 의해 합병하는 방법, 규모가 영세한 신생은행
끼리 합병하는 방법 등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금융산업이 여타 산업의 발전을 효과적으로 지원하는 체제를
갖추어야 한다.

넷째 국내에서의 기업활동에 장애가 되는 요인들을 제거함으로써 기업들이
해외로 빠져나가 국내산업이 공동화되는 사태를 막아야 한다.

이를 위해 국내에서 기업활동하는데 많은 부담으로 작용하는 고임금 등
고비용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

장기적으로 한국이 기업하기 좋은 나라로 인식되어야 국내기업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을 수 있음은 물론 외국기업도 한국에 투자하는데 매력을
느낄 것이다.

다섯째 경제를 주도하는 몇가지 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여 선도산업으로
성장시켜야 한다.

이러한 선도산업들이 가지는 전후방 연관효과를 십분 활용하여 전체적인
산업발전을 기해야 한다.

예를들면 자동차 반도체 전자통신기기 등을 들수 있다.

그밖에 아직도 우리나라는 수출산업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므로
수출경쟁력을 키우는 산업구조를 유지하는 데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최근의 과도한 국제수지적자가 경제에 얼마나 큰 걸림돌로 작용했는가를
우리는 뼈저리게 경험했기 때문이다.

결국 기존의 낡은 산업구조를 국가경쟁력을 제고시킬 수 있는 새로운
산업구조로 탈바꿈시키는 것이 바람직한 산업정책 방향이 될 것이다.

이제 우리는 모두 새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산업구조형성의 필요성을
깊이 인식하고 이를 위해 힘을 합쳐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2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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