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곳곳에서 한국건설업체들의 활약이 눈부시다.

중동 동남아 건설시장에서 유감없이 보여준 "건설한국"의 저력을 이제
"황금의 땅" 미얀마에서 "개발처녀지" 아프리카에 이르기까지 다변화된
해외시장의 문을 두드리기 위해 땀을 흘리고 있다.

이들 시장은 해외건설 수주실적 100억달러를 돌파하면서 해외건설의
"제2의 황금기"를 맞고 있는 국내건설업체들이 제3, 제4의 황금기를 구가
하기 위해 눈을 돌려야할 "이머징마켓"으로 떠오르고 있다.

<> 중남미지역 =중남미 국가들은 경제발전의 걸림돌인 "빈약한 인프라"를
확충하기 위해 SOC(사회간접자본)건설사업에 역점을 두고 있다.

브라질 칠레 콜럼비아등 이들 국가는 앞으로 10년간 무려 6,000억달러
규모의 신규 인프라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이는 이 지역에 이미 구축된 인프라시설 총규모(3,500억달러 추정)보다
72%나 많은 엄청난 물량이다.

향후 10년간 투자될 인프라시설을 분야별로 보면 <>전력 2,400억달러
<>교통및 수송 1,400억달러 <>통신 1,000억달러 <>상하수도 1,200억달러
등이다.

기존 인프라시설중 전력이 1,700억달러, 교통및 수송이 1,000억달러,
통신이 200억달러,상하수도가 600억달러로 추정되며 이는 1인당 1,050달러
정도로 미국의 1인당 인프라확충규모 1만달러의 10%에 불과한 것이어서
앞으로 SOC시설 확충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이같이 인프라투자에 대한 필요성이 절박해지면서 중남미 각국들은 연간
600억달러 규모의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인프라 투자자금조달을 위해 민간
참여를 유도하는 방안을 서둘러 내놓고 있다.

올해 세계은행(IBRD)이 전세계에 제공할 금융규모는 총 214억달러이며
이중 중남미에 전체의 21%인 44억달러가 몰려 있다.

이는 지역별로 보면 동아시아지역(54억달러)에 이어 2번째로 많은 것이다.

또 분야별로는 교통이 28억달러(13%)로 에너지분야(32억달러) 다음으로
많다.

97년부터 오는 2002년까지 교통수송분야에서 가장 많은 프로젝트가 계획돼
있는 곳은 멕시코로 38억8,000만달러 규모이다.

IBRD의 자금공여 규모도 17억3,000만달러로 가장 많다.

다음으로 교통수송분야 확충계획이 많은 국가는 브라질(36억5,000만달러)
아르헨티나(24억달러) 콜롬비아(6억4,000만달러)등이다.

또 97~2002년사이에 교통수송분야중 고속도로에 64억7,000만달러가 투입
되고 도시교통시설에 36억7,000만달러, 수송시설에 16억1,000만달러, 철도에
9억달러등이 투자될 예정이다.

그동안 국내 업체가 중남미에 수주한 공사금액은 2억5,100만달러에 그치고
있다.

이중 멕시코에서만 1억9,900만달러를 수주했을뿐 그밖의 국가에서는 거의
실적이 없는 실정이다.

이같이 국내건설업체들의 투자실적이 저조했던 것은 80년대 중남미국가들의
대외부채위기로 인한 경제위축과 인프라투자저하가 가장 큰 원인이다.

그러나 여건이 달라지고 있다.

중남미 경제가 되살아나고 있으며 인프라구축에 대한 의욕이 높은 것은
몰론 재원조달등을 위해 민간참여를 적극 요청하고 있다.

<> 미얀마 =미얀마는 매력있는 시장이다.

해외시장 개척경험이 많은 우리나라 기업들이 욕심을 낼만한 사업들이
많기 때문이다.

천연가스등 자원개발을 비롯 공단조성과 관련 부동산개발, 농.수산업,
도로통신등 인프라시설을 건설하기 위한 굵직굵직한 프로젝트가 잇따라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중 야다나가스개발사업의 관련사업으로 곧 발주될 파이프라인및 가스
배전소건설공사는 12억달러 규모의 초대형 프로젝트로 관련업계에선 세계적
인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사업은 프랑스 TOTAL, 태국 PTT,미국 UNOCAL사등이 합작, 지난 93년
시추에 성공한 천연가스를 태국에 수출하려는 것으로 국경까지 410km 의
해상과 내륙에 파이프라인및 가스스테이션 해상시추설비등을 건설하는
것이다.

한국의 삼성그룹 대우그룹 현대중공업및 미국의 McDottman과 미쓰비시
이토추등 일본의 종합상사들은 "미얀마의 12억달러짜리 사업은 국제시세로
40억달러 규모"라며 치열한 수주경쟁을 벌이고 있다.

또 예타곤 천연가스를 태국으로 나르기 위한 파이프라인등의 건설공사가
5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며 내년초 발주된다.

또 야다나와 예타곤가스를 이용한 비료공장 가스터빈설치등의 프로젝트도
곧 발주될 예정이다.

이는 6억달러 규모인데다 특히 미얀마정부가 합작투자형태로 사업을 벌일
계획이어서 외국기업들의 관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미얀마 정부는 한번 사업을 맡기면 계속해서 맡기는 관행이 있다.

미얀마에 빨리 진출해야 한다는 것도 이같은 연유에서 비롯된 것으로 한번
기회를 놓치면 회복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건설분야는 투자잠재력이 무궁무진해 기술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우리
건설업계가 관심가져야 할 시장중의 하나다.

도로 항만등의 건설사업은 공업단지조성계획과 맞물려 동시 추진되며
업무용빌딩및 공단개발등은 이미 사업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 베트남 =도로 항만 교량 공단등 인프라시설 건설물량이 오는 2020년까지
엄청나게 쏟아져 나와 동남아최대의 건설시장으로 발돋움할 것으로 기대된다.

베트남에선 자동차가 시속 30 이상 속도를 내기 어려울 정도로 도로상태가
열악하다.

94년말 현재 베트남의 총연장 도로는 약 10만5,000km.

그나마 도로포장률은 10%에 불과하다.

도로마다 전쟁이후 개.보수가 이뤄지지 않고 또한 최근 시장경제체제
도입이후 물동량이 많아지면서 도로여건이 더욱 악화되는등 인프라시설확충
이 절실한 곳이다.

베트남은 전국토가 "자원보고"라할 정도로 석유 천연가스 주석 망간
보크사이트등 천연자원이 풍부해 미국의 대베트남 엠바고가 해제되고 IMF
IBRD ADB등의 원조가 본격화되면 개발을 위한 자금조달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베트남시장은 미국 일본에 비해 우리나라가 선점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한국 건설업체로는 대우건설 쌍용건설등이 이곳에서 호텔 주상복합건물등
각종 투자개발을 활발히 벌이고 있으며 극동건설 삼환기업 금호건설등이
도로건설등 인프라시설 건설사업을 벌이고 있다.

<> 기타지역 =옛소련 동유럽 인도 아프리카등지도 그동안 국내 건설업체들
이 등한시해 왔으나 최근들어 시장 저변확대 전략과 맞물려 국내 건설
업체들의 잠재 진출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러시아의 경우 지난 95년 건설업이 국내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7%에
달할 정도로 주요 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으며 공공공사를 중심으로 건설
잠재수요가 많은 것으로 평가된다.

동유럽 건설시장에선 폴란드와 헝가리를 중심으로 한국 건설업체에 문호를
개방했으나 아직까지는 서유럽국가들의 건설시장 점유율이 높다.

이들 국가는 최근 경제개발과 함께 부동산가치가 급등하면서 개발형 투자
사업이 각광을 받고 있어 동남아시장에서의 투자형 개발사업을 경험으로 이
부분에 대한 전략적 진출이 요망되고 있다.

특히 대우 삼성 LG등 국내 대기업들은 전자제품 자동차등 소비제품과 함께
플랜트분야의 진출을 꾀하고 있어 이를 교두보로한 동반진출이 효과적이다.

또 보스니아는 지난 91년부터 시작된 옛유고지역 내전으로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는데다 체첸공화국도 전쟁으로 인한 인프라시설의 파괴로 인해 전후
복구사업이 펼쳐지면 이들 지역에서만 엄청난 건설특수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2월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국과 경제협력이 확대되고 있는 인도는
오는 2005년까지 1억4,200만kW의 전력개발및 송전시설등 관련 프로젝트를
위해 2,00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또 도로 항만등 각종 인프라시설의 건설을 위해 200억달러를 투입키로
하는등 대대적인 SOC확충에 전력 투구하고 있다.

파키스탄도 적극적인 외화유치를 위해 시장경제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
일환으로 지난해부터 오는 99년까지 5년동안 가지.바로타댐(23억달러)의
수자원개발과 40억달러 규모의 물류단지조성등 "카라치시개발계획"을 추진
하고 있다.

아프리카시장은 이집트의 화력발전소 토목공사와 에스원 호텔건립공사,
가나의 석유저장시설공사,카메룬의 도로공사등에 국내건설업체들이 진출하고
있어 국내건설업체들의 명성이 높다.

아프리카지역은 모나코등 일부 국가를 제외하곤 인프라시설이 열악한
개발불모지여서 건설 잠재수요는 무궁무진하다.

< 방형국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