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고슬라비아 내전은 지난주말 크로아티아공화국 주둔 연방군 기지들이
공화국에 의해 봉쇄되자 연방측이 육.해.공군력을 총동원, 대공세에 돌입
함으로써 걷잡을 수 없는 전면전 국면으로 빠져들고 있다.
크로아티아공화국 수도 자그레브에서 15일(이하 현지시간) 처음으로
공습 경보가 울려 1백20여만 시민을 경악시킨 가운데 확산되고 있는
전투는 연방군이 1백여대의 탱크를 앞세우고 공화국측 주요 거점인
부코바르 등을 향해 진격중인가 하면 블로치항 연안에서는 양측간에
포격전이 벌어져 연방측 전함 2척이 격침된 것으로 전해지는 등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여기에 몬테네그로공화국 주둔 연방 병력까지 참전을 위해 이동중인
것으로 전해짐으로써 이날도 독.이 외무장관이 긴급 회담을 갖는 등
유럽공동체(EC)측의 힘겨운 사태 진정 노력에도 불구, 종전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이다.
자그레브 TV는 15일 하오 정규 방송을 중단, 최소한 1대의 연방
공군기가 출몰했다고 긴급 보도했으며 이번 내전 발생후 처음으로 이
도시에 공습경보가 울리는 가운데 시민들이 방공호로 대피하는 등 일대
소란이 빚어졌다. 그러나 당시 공습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연방군은 크로아티아공측이 공화국내 기지들에 대해 단전.단수와 함께
식량공급 등을 일제히 차단한데 이어 현지 3개 병영에 배치돼 있던 4백여
병력이 공화국측에 투항한 것으로 자그레브 당국에 의해 주장되는 등
상황이 불리해지자 육.해.공군력을 총동원, 일대 공세를 개시한 것이라고
소식통들이 전했다.
현지 언론은 1백여대의 탱크를 앞세우고 다뉴브강변 부코바르를 향해
진격중인 연방군과 공화국 병력간에 치열한 전투가 이어져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했으며 드라바강변 오시예크도 지난 48시간 사이 연방군이
쏜 1천여발의 박격포탄으로 인해 심각한 해를 입었다고 보도했다.
연방공군이 곳곳에 공습을 가하는 상황에서 전개된 전투는 이밖에도
부코바르 인근 보로포 셀로, 고스픽 및 연방군이 장악을 위해 주력을
투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 자다르 등에서도 치열하게 전개됐다고 이들
언론이 전했다.
특히 블로치항 연안 전투에서는 연방군 전함 10여척이 공군의 지원을
받으며 항만을 향해 포격을 가했으며 이중 2척이 크로아티아공측의
반격으로 침몰된 것으로 루카 베비치 공화국 국방장관이 주장했다.
그는 공화국측이 "수천 t에 달하는 무기를 연방군으로부터 노획했다"고
주장하면서 이들 장비를 전투에 즉각 투입, "전세를 바꿔놓겠다"고
호언했다. 이에 대해 연방측은 베비치의 발언이 모두 "거짓" 이라고
반박했다.
소식통들은 몬테네그로공 주둔 연방 병력도 참전을 위해 이동중이라고
전하면서 전투 확산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했다.
그러나 스보니미르 세파로비치 크로아티아공 외무장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전투가 악화될 경우 우리로 하여금 참전을 자제토록 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 이라고 발언, 자그레브당국이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한 노력을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
한스 디트리히 겐셔 독일 외무장관과 지안니 데 미켈리스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15일 베네치아에서 긴급 회동을 갖고 유고 사태 수습을 위해
무엇보다도 크로아티아공에서 연방군이 철수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앞서 EC
태도를 재확인하면서 연방측이 이같은 주장을 끝내 거부할 경우
크로아티아.세르비아 두 공화국의 지난 6월 25일자 연방 탈퇴 결정을
승인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한편 유고연방 수도 베오그라드에서는 이날 크로아티아 세력이 장치한
것으로 보이는 폭발물이 시내 2개 장소에서 터져 2명이 다쳤다고 현지
경찰이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