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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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오르나요... 잊을 만하면 인상한다는데 정말 배짱 장사네요."

프랑스 명품 브랜드이자 국내 명품 삼대장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중 하나인 샤넬이 다음달 대대적 가격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소식이 들립니다. 명품 정보를 공유하는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가격인상 소식을 묻는 글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또 한 번 '오픈런' 대란이 예상됩니다.

업계에 따르면 샤넬은 오는 3월 유럽 등 해외시장에서 샤넬 클래식 플랩백 등 주요 인기품목 위주로 가격을 인상할 계획입니다. 샤넬의 대표 제품인 클래식 플랩백(미디움 사이즈 기준)은 이미 1300만원을 넘었습니다. 이 제품은 매년 두자릿수 인상률을 기록하면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1월(715만원)보다 두 배 가까이 비싸졌습니다.
서울 시내의 한 백화점 명품관 샤넬 매장에서 시민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뉴스1
서울 시내의 한 백화점 명품관 샤넬 매장에서 시민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뉴스1
이 정보는 미국과 유럽 판매 직원(셀러)들 사이에서 나온 소식으로 국내 판매 제품도 가격이 인상될지 여부는 아직 미정입니다. 다만 일반적으로 해외에서 제품 가격이 인상되면 국내에서 판매되는 제품 가격도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서 가격 인상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들 중심으로 샤넬 인상설이 퍼지면서 소비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가격이 터무니없이 올라가는 느낌"이라거나 "다시 오픈런을 시작해야 하는지" 같은 반응이 많습니다.

샤넬은 지난해에도 국내에서만 네 차례 가격을 올린 바 있습니다. 1월과 3월, 8월, 11월에 걸쳐 주요 제품 가격을 3~17%가량 인상했습니다. 워낙 값을 ’자주‘ ’많이‘ 올리는 통에 소비자들은 인상설을 의심없이 받아들이는 분위기입니다.

명품 수요가 줄면서 비교적 한산하던 샤넬 주요 매장에도 인상 소식에 점점 인파가 몰리는 모양새입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의 경우 지난 23일 오전 9시 기준 30여명이 줄을 섰습니다. 대구 신세계백화점 샤넬 매장에도 오전부터 100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몰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샤넬 매장에 들어가기 위해 백화점 오픈 전부터 길게 줄을 선 모습. /연합뉴스
샤넬 매장에 들어가기 위해 백화점 오픈 전부터 길게 줄을 선 모습. /연합뉴스
샤넬 뿐만 아니라 해외 명품 브랜드들은 최근 일제히 가격을 올리는 분위깁니다. 3월 결혼철을 앞두고 명품 대목 시즌이 왔기 때문입니다. 에르메스, 롤렉스 등 초고가 명품이 연초 대거 인상에 나서자 티파니앤코, 부쉐론 등 주얼리 브랜드도 연달아 제품 가격을 올렸습니다.

올 봄 결혼을 앞둔 예비 신혼부부 윤모 씨(40)와 전모 씨(33)는 "예물로 샤넬 가방 하나에 티파니에서 가장 저렴한 수준의 커플링을 맞추려 했는데도 비용이 2000만원에 육박하더라. 이 가격에도 매장에는 재고가 없어 사기 어렵다고 해 혀를 내둘렀다"고 말했습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