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이 이달 초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상을 계속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결정한 당시 회의에서 0.5%포인트 인상을 주장한 몇몇 위원도 있었다. FOMC 이후 발표된 1월 고용, 소비, 물가 지표가 시장 추정치보다 견조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Fed의 통화긴축 기조가 예상보다 오래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공개된 2월 FOMC 의사록에 따르면 당시 회의에서 모든 참석자는 인플레이션 목표치(2%)까지 물가를 낮추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을 이어가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이들은 “물가가 목표치까지 하락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기준금리 인상폭에 대해선 ‘거의 모든 참석자’가 0.25%포인트 인상이 적절하다는 데 동의했다. 그러나 ‘몇몇(a few)’은 0.5%포인트 인상을 선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12명의 FOMC 위원 중 2월 빅스텝을 주장한 위원이 2명 이상이었다는 의미다.

‘많은 위원’은 금융 여건의 지속적인 완화로 Fed가 금리를 더 높은 수준으로 올리거나, 높은 수준을 오래 유지해야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긴축 기조 완화를 점치며 랠리를 펼친 증시 등을 우려하고 있다는 얘기다.

지난달 FOMC가 종료된 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처음으로 물가상승률 둔화(디스인플레이션) 과정이 시작됐다”며 긴축 완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하지만 CNBC는 이날 “의사록은 Fed가 인플레이션과 계속 싸우기로 결심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2월 FOMC 이후 발표된 1월 고용, 물가, 소매판매가 예상보다 강했기 때문에 Fed가 더 매파적으로 변했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이날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방은행 총재는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이 인플레이션을 낮출 수 있는 더 좋은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준금리 최종치는 연 5.375%로 제시해 지난해 12월 Fed가 점도표를 통해 제시한 전망치(연 5.0~5.25%)를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Fed가 3월에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 유가는 급락했다. Fed의 통화긴축 장기화 전망에 달러가 강세를 보이자 달러로 표시되는 원유 가격은 떨어졌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 4월물 가격은 전장 대비 3.15% 하락한 배럴당 73.9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전일 대비 0.4% 오른 104.59에 거래됐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