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도널드 리치의 일본 미학·생명을 묻다
▲ 도널드 리치의 일본 미학 = 도널드 리치 지음. 박경환·윤영수 옮김.
영화평론가이자 큐레이터인 저자의 일본 문화 방랑기. 저자가 1960년대부터 50여 년에 걸쳐 쓴 산문 가운데 20편을 추려 엮었다.

저자는 전공인 일본 영화뿐 아니라 도시와 사회, 사람, 정원, 음식, 다도를 살펴보며 일본 문화의 아름다움을 탐구해간다.

저자에 따르면 일본은 전화를 거는 '마땅한' 방법, 차를 마시는 마땅한 방법, 돈을 빌리는 마땅한 방법이 있다.

논밭을 일구는 모양도 비슷하고, 맥락에 맞춰서 써야 하는 관용구도 발달했다.

저자는 이런 특징을 토대로 일본은 국가의 모든 틀이 겉으로 드러나 있는 "패턴화된 나라"라고 규정한다.

영화를 다룬 4편의 글도 눈길을 끈다.

저자는 서양 영화가 스토리, 플롯, 액션을 중시한 반면 일본 영화는 '정취 중심의 사실주의'가 특징이라고 소개한다.

글항아리. 344쪽. 1만9천 원.
[신간] 도널드 리치의 일본 미학·생명을 묻다
▲ 생명을 묻다 = 정우현 지음.
'눌리우스 인 베르바'(Nullius in Verba).
1660년 설립된 런던왕립학회의 모토다.

한국말로 번역하면 '누구의 말도 그대로 믿지 말라'는 뜻이다.

덕성여대 약학과 교수가 쓴 이 책은 당연하게 생각했던 생명현상에 관해 묻고 답하는 내용을 담았다.

'생명은 우연인가?', '생명은 입자인가?', '생명은 물질인가?', '생명은 어디에서 왔는가?' 등 15개 주제를 통해 생명의 역사를 되짚는다.

리처드 도킨스, 마르쿠스 가브리엘 등 30명의 걸출한 과학자, 작가, 사상가, 철학자의 목소리를 담았다.

당연히 '눌리우스 인 베르바' 정신이 책에 깃들었다.

위대한 학자들의 말이라도 의심할 줄 알아야 하고, 액면 그대로 '진실'로 받아들이지 말라고 저자는 조언한다.

저자는 "생명을 바라보는 관점은 단 한 가지일 수 없다"며 "여러 관점 중에는 분명히 더 나은 관점도 있을 것이다.

좋은 질문을 던지는 사람만이 더 나은 답을 찾을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말한다.

이른비. 492쪽. 2만2천 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