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인간관계에 상처투성이인 이들을 위해
막말하는 상사, 눈치 없는 동료, 무례한 후배, 갑질하는 고객…. 학교와 직장, 지역사회 등에서 수많은 인간관계를 맺고 살다 보면 별별 사람을 만나게 된다. 그런 과정에서의 스트레스와 갈등은 피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상처받지 않고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삼성물산과 애경그룹에서 25년간 직장생활을 한 유세미 작가는 《관계의 내공》에서 인간관계를 잘 풀어나갈 수 있는 현실적 기술을 제시한다. 유통업계 유리천장을 깨고 애경그룹 최초의 여성 임원이었던 그는 대기업 팀장, 임원으로 능력을 인정받았지만 인간관계만큼은 쉽지 않았다고 말한다. 인간관계에서 불필요한 감정 소모를 줄이고 행복한 관계를 갖기 위해서는 관계의 내공을 쌓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일보다 사람관계가 힘들다는 이들에게 저자는 누구도 내 마음 같지 않고 모두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하라고 충고한다. 타인의 평가나 생각에 목숨 걸지 말고 내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집중하는 것도 중요하다. 남들이 내 인생을 쥐고 흔들게 내버려 두지 말고 단단하게 중심을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착하면서도 만만하게 보이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말’을 명확하게 하는 습관을 지녀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빈틈과 약점을 보일수록 무례함을 겪거나 공격당하기 쉽다. 모호하게 끝을 흐리며 말을 하거나 우물쭈물하면 만만하게 봐도 된다고 허락해 주는 꼴이라는 얘기다.

관계가 상처가 되지 않으려면 마음을 성숙하게 가꾸고 작은 일에 흔들리지 않는 강한 ‘멘탈’이 필요하다. 몸을 지키는 호신술처럼 마음을 보호하는 호심술(護心術)도 키워야 한다는 것. 관계의 원칙을 지키고, 상대와 나를 위해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호심술의 기본이다.

긍정적인 사고도 중요하다. 위기가 닥치면 ‘이 상황에서 내가 배울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생각해보고 자기에게 유리하게 이용하라는 것. 친구나 동료에게 배신을 당해도 ‘이 사람과의 인연은 여기까지였구나’라고 생각하고 깔끔하게 정리하는 것도 긍정의 힘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최종석 기자 ellisic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