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BTS)의 최애(最愛) 멤버가 내 이름을 넣어 생일축하 노래를 불러준다면? 김광석·김현식 등 작고한 전설적인 가수들이 나만을 위해 최신곡을 들려준다면? 엔터테인먼트 산업과 인공지능(AI) 기술의 접목이 가속화하면서 앞으로 현실이 될 장면이다.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의 ‘AI 목소리’ 경쟁에 불이 붙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5일 AI 오디오 전문 기업인 수퍼톤에 40억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수퍼톤은 AI 음성 합성 기술을 갖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 SBS 신년특집 ‘세기의 대결 AI vs 인간’에서 김광석의 목소리를 학습한 AI가 김범수의 ‘보고싶다’를 부르는 모습을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다른 엔터사들도 다양한 방식으로 AI 목소리 접목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 2월 엔씨소프트는 팬 커뮤니티 플랫폼 ‘유니버스’를 통해 가상통화 기능 ‘프라이빗 콜’ 서비스를 내놨다. 월 7900~2만5000원을 내면 원하는 시간에 좋아하는 아이돌의 AI 목소리와 통화할 수 있는 서비스다. SM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12월 SK텔레콤과 손잡고 스마트 스피커를 통해 EXO 백현과 레드벨벳 조이, NCT 태용 등 3명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서비스를 출시했다. 월 1500~2000원을 내면 AI가 스타들의 목소리로 날씨 정보를 알려주고 모닝콜해주는 방식이다.

하지만 기술적 한계로 인해 주요 엔터사들은 당분간 일상적 대화보다는 음악 관련 서비스를 중심으로 AI 접목을 시도할 전망이다. 한 엔터테인먼트 업종 애널리스트는 “AI 기술 발달로 음악산업에서 콘텐츠의 개인화 바람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며 “맞춤형 음악 추천을 넘어 소비자가 원하는 콘텐츠를 자동 생성하는 ‘고도의 개인화’가 대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