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4000억 투자…넷플릭스처럼 오리지널 콘텐츠로 '승부'
네이버·빅히트·엔씨와 협업 확대…미국판 '호텔 델루나' 제작도
여고추리반

여고추리반

CJ ENM은 지난달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의 첫 오리지널 콘텐츠 ‘여고추리반’을 공개했다. ‘대탈출’ ‘더 지니어스’ 등으로 마니아 팬들을 확보한 정종연 PD가 연출을 맡은 추리형 예능이다. tvN, OCN 등 주요 방송 채널의 프로그램을 스트리밍하는 데서 나아가 넷플릭스처럼 OTT 전용 콘텐츠 제작에 나선 것이다. CJ ENM은 이를 시작으로 3년간 콘텐츠 제작에 4000억원을 투자한다. 현재 10여 편의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도 추진하고 있다. 오랫동안 쌓은 콘텐츠 제작 역량이 OTT에서도 발휘될 것이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CJ ENM은 ‘디지털’과 ‘글로벌’이란 두 가지 목표를 중심으로 다양한 확장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티빙을 대폭 강화하고 네이버,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엔씨소프트 등 각계 선두업체들과 협업에 나섰다. 해외에선 드라마 ‘호텔 델루나’ 미국판을 만드는 등 글로벌 제작사와의 공동 제작도 적극적이다. 이를 통해 세계적인 미디어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게 CJ ENM의 계획이다.
티빙에서 국내 대표 두 제작사 역량 집결
최근 국내 OTT 업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넷플릭스에 이어 디즈니플러스도 국내에 진출한다. CJ ENM은 승부수를 띄우기 위해 지난해 JTBC와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이는 방송사 간 협업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TV에서 개별적으로만 볼 수 있었던 CJ ENM의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과 JTBC의 제작사 제이콘텐트리의 역량이 티빙에서 총집결하게 돼서다. 스튜디오드래곤은 ‘미스터션샤인’ ‘도깨비’ 등을, 제이콘텐트리는 ‘SKY캐슬’ ‘부부의 세계’ 등을 만들었다.

티빙은 이를 기반으로 올해 유료 고객을 3배가량 늘린다는 목표다. 윤인호 CJ ENM 커뮤니케이션팀장은 “넷플릭스는 콘텐츠가 아니라 플랫폼으로 시작한 곳이며, 티빙은 콘텐츠 사업자가 운영하는 플랫폼”이라며 “티빙이 성공하면 플랫폼의 성패를 가늠하는 본질 또한 콘텐츠라는 것을 보여줄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엔씨소프트 등 다양한 분야의 협업으로 지식재산권(IP) 확장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네이버와 티빙의 플랫폼 간 시너지를 강화하고, 네이버웹툰 등의 IP로 드라마와 영화를 만든다.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와는 합작법인 ‘빌리프랩’을 세우고 K팝 확산에도 나섰다. 엔씨소프트와는 가상세계 등 첨단기술을 이용해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한다.
‘기생충’ 이후 해외 러브콜 잇따라
지난해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 수상으로 CJ ENM의 인지도가 세계적으로 높아지면서 해외 러브콜도 잇따르고 있다. 최근 미국 유럽 등의 제작사와 함께 10여 편의 영화를 함께 만들고 있다. 한국 영화 ‘써니’와 ‘극한직업’도 각각 유니버설스튜디오, 제작사 하트비트와 만들고 있다.
호텔 델루나

호텔 델루나

드라마 ‘호텔 델루나’의 미국판도 미국 할리우드 제작사 스카이댄스와 올해 함께 제작한다. 드라마 원작을 현지에서 리메이크하도록 권리를 주는 것이 아니라 양국 제작사가 공동 제작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카이댄스는 영화 ‘터미네이터’ ‘미션임파서블’ 등을 제작한 회사다.

Mnet의 음악예능 ‘너의 목소리가 보여’의 포맷도 미국, 영국, 스페인 등 15개국에 판매됐다. 윤 팀장은 “CJ ENM은 오랜 시간 해외에서 시행 착오를 겪으며 각국에서 네트워크를 확보해 왔다”며 “독보적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전 세계에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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