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은 내년 항공권 온라인 검색·예약 기능을 높인 새 웹사이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지난달 29일 열린 'WIT 서울 버추얼' 콘퍼런스에서 "항공권 직접판매 비중이 최근 20~25% 수준에서 40%까지 늘었다"며 이르면 내년 1월 초 새 웹사이트를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 여행소비 비중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앞으로 디지털 부문 투자를 늘려 나가겠다고도 했다.

WIT와 타이드스퀘어 공동 주최로 열린 이날 행사는 온·오프라인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형태로 열렸다. 이 행사는 2005년 싱가포르에서 설립된 여행 전문 온라인 매체인 WIT(Web in Travel)가 개최하는 시리즈 콘퍼런스의 한국판 행사다. WIT는 현재 싱가포르 외에 도쿄와 런던, 암스테르담 등 세계 주요 도시에서 콘퍼런스를 열고 있다. 국내에선 지난 2016년부터 현대카드 프리비아 여행과 투어비스를 운영하는 타이드스퀘어가 행사를 열기 시작해 올해가 5회째다.

올해 콘퍼런스는 남대문 코트야드 바이 메리어트 호텔에 행사장을 차리고 오후 2시부터 약 4시간 동안 이노베이션과 메인 세션으로 나눠 진행됐다. 행사 중간에는 한국관광공사가 제작해 유튜브 조회수 2억7000만 회를 넘긴 'Feel the Rhythm of Korea'(한국의 리듬을 느껴보세요) 한국 홍보영상도 상영됐다.
글로벌 여행산업 트렌드 콘퍼런스인 'WIT 서울 버추얼'이 지난달 29일 남대문 코트야드 바이 메리어트 호텔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행사로 열렸다. 글로벌 여행산업 전문 매체인 WIT(웹인트래블)과 타이드스퀘어가 주최하는 이 행사는 16개 관광벤처가 참여하는 이노베이션 스테이지와 국내외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메인 세션으로 진행됐다. / 타이드스퀘어 제공
글로벌 여행산업 트렌드 콘퍼런스인 'WIT 서울 버추얼'이 지난달 29일 남대문 코트야드 바이 메리어트 호텔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행사로 열렸다. 글로벌 여행산업 전문 매체인 WIT(웹인트래블)과 타이드스퀘어가 주최하는 이 행사는 16개 관광벤처가 참여하는 이노베이션 스테이지와 국내외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메인 세션으로 진행됐다. / 타이드스퀘어 제공
○KAL 2분기 흑자 비결은 '화물 서비스'
이날 WIT 설립자인 싱가포르 여시훈과 온라인 화상대담을 진행한 우 사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서 흑자를 낼 수 있었던 비결로 '화물(카고) 서비스'를 꼽았다. 대한항공은 지난 2분기(4~6월) 화물 부문 실적이 1년 전에 비해 95% 가까이 급증하면서 148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아시아나항공도 2분기 115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항공업계 전체가 주 수익원인 국제 여객수요가 급감하면서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우 사장은 "3월 화물사업을 강화한 효과를 5월부터 보기 시작했다"며 "현재 항공기 23대를 투입해 주당 400편의 화물 항공편을 운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화물 부문 실적의 호조세가 올 연말이나 내년 봄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우 사장은 화물 부문의 상승세에도 비용 절감을 중요한 과제로 지목했다. 대한항공은 올해 초부터 유동성 확보에 나서 유상증자(1조1000억원)와 기내식사업 부문 매각(9900억원)을 통해 2조원의 신규 자금을 확보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으로부터 1조2000억원의 자금지원도 받았다. 우 사장은 "실적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국제선 여객사업이 살아나지 않고는 항공사가 살아남기 힘들다"며 "최대한 비용을 줄여 경영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여행산업 트렌드 콘퍼런스인 'WIT 서울 버추얼'이 지난달 29일 온라인과 오프라인 결합한 하이브리드 행사로 열렸다. 이날 행사에선 싱가포르와 태국 등 해외 전문가들이 온라인 화상을 통해 '아시아 온라인 여행의 리부팅'을 주제로 토론을 벌였다. 사진 왼쪽 위부터(시계방향) WIT 설립자인 싱가포르 여시훈, 앙추 핀 익스피디아그룹 전무, 티모시 휴즈 아고다 기업개발 부사장, 루이스 데일리 아코르 아태 부사장 / 타이드스퀘어 제공
글로벌 여행산업 트렌드 콘퍼런스인 'WIT 서울 버추얼'이 지난달 29일 온라인과 오프라인 결합한 하이브리드 행사로 열렸다. 이날 행사에선 싱가포르와 태국 등 해외 전문가들이 온라인 화상을 통해 '아시아 온라인 여행의 리부팅'을 주제로 토론을 벌였다. 사진 왼쪽 위부터(시계방향) WIT 설립자인 싱가포르 여시훈, 앙추 핀 익스피디아그룹 전무, 티모시 휴즈 아고다 기업개발 부사장, 루이스 데일리 아코르 아태 부사장 / 타이드스퀘어 제공
○국내여행 "시장 회복의 마중물 될 것"
온라인 상에서 화상강연과 토론에 나선 국내외 전문가들은 코로나로 초토화된 여행시장의 회복과 관련해 다양한 의견과 전망을 내놨다.
맥킨지의 스티브 색슨 파트너는 온라인 화상강연에서 코로나로 줄어든 여행수요가 국내여행을 통해 살아나면서 시장이 점차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최근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을 예로 들며 "코로나 사태로 하이난, 쿤밍, 샤먼 등이 새로운 도시 여행지로 떠오르면서 여행시장 회복을 이끌고 있다"고 소개했다. 중국은 최근 국내여행 수요가 늘면서 여행시장이 코로나 이전의 80~90%까지 회복된 상태로 알려졌다. 색슨 파트너는 "국내여행을 통해 소비자의 바뀐 여행패턴 등 행동특성을 파악해 포스트 코로나 시장에 대비하라"고 조언했다.

앙추 핀 익스피디아그룹 전무는 싱가포르에서 추진 중인 트래블 버블을 시장 회복의 긍정적 신호로 꼽았다. 그는 "싱가포르 정부가 홍콩 등 코로나가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는 국가들과 2주간 격리를 조건부 면제하는 트래블 버블을 추진 중"이라며 "코로나 사태로 정부의 역할이 더 커졌다"고 분석했다. 입국제한 조치, 안전한 여행환경 조성을 위한 디지털 인프라 조성 등 여행시장 회복의 열쇠를 정부가 쥐고 있다는 얘기다.
맥킨지의 색슨 파트너도 "트래블 버블은 방역 등 관리와 통제가 용이한 섬 국가나 도시에서 먼저 도입될 가능성이 높다"며 2주간 격리 조치를 풀더라도 음성확인서 등 입국자에 대한 별도 방역조치를 취하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여행산업 트렌드 콘퍼런스인 'WIT 서울 버추얼'이 지난달 29일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행사로 열렸다. 여행 전문 온라인 매체인 WIT(웹인트래블)과 타이드스퀘어가 공동 주최한 행사에는 국내 16개 관광벤처가 참여해 선배 창업자로부터 경영, 마케팅, 투자유치 등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받는 이노베이션 스테이지 세션이 진행됐다. 안덕수 한국관광공사 관광기업지원실장이 '코로나 시대 스타트업 생존 공식'을 주제로 강연하는 모습 / 타이드스퀘어 제공
글로벌 여행산업 트렌드 콘퍼런스인 'WIT 서울 버추얼'이 지난달 29일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행사로 열렸다. 여행 전문 온라인 매체인 WIT(웹인트래블)과 타이드스퀘어가 공동 주최한 행사에는 국내 16개 관광벤처가 참여해 선배 창업자로부터 경영, 마케팅, 투자유치 등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받는 이노베이션 스테이지 세션이 진행됐다. 안덕수 한국관광공사 관광기업지원실장이 '코로나 시대 스타트업 생존 공식'을 주제로 강연하는 모습 / 타이드스퀘어 제공
○관광벤처 대상 '이노베이션 멘토링'
이날 행사는 메인 세션에 앞서 관광 분야 16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참여하는 이노베이션 스테이지가 약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이노베이션 스테이지는 매년 열리는 WIT 콘퍼런스를 대표하는 세션 중 하나다. 여행 분야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대표기업으로 성장한 선배 창업자들로부터 경영과 마케팅, 투자 관련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받는 자리다. 한국 최초로 캡슐형 호텔을 선보여 싱가포르 스타트업 피칭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더 캡슐'의 쇼케이스도 진행됐다.

이노베이션 스테이지에는 그라운드케이, 스테이폴리오 등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16개 관광벤처가 참여했다. 윤민 타이드스퀘어 대표와 김종윤 야놀자 대표, 조원우 메가존클라우드 대표, 이동건 마이리얼트립 대표는 멘토로 나섰다.
관광벤처 스테이폴리오의 이상묵 대표는 "투자를 받을 경우 실적에 대한 부담이 커 고민 중이었는데 "투자를 왜 받으려는지 목적부터 생각하라"는 멘토의 조언이 많은 도움이 됐다"며 만족스러워 했다.

윤민 타이드스퀘어 대표는 "코로나로 어려운 상황일수록 관광 스타트업을 위한 멘토링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참여인원을 30명으로 제한하는 방식으로 이노베이션 스테이지를 열게 됐다"며 "항공, 호텔 등 일반적인 플랫폼 비즈니에 국한됐던 창업 분야가 캠퍼밴, 프리미엄 여행 등으로 전문화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선우 기자 seonwoo.lee@hankyung.com